K뷰티 경연에서 톱3에 오른 3인방
[파이낸셜뉴스] 지난 7일 쿠팡플레이 예능 ‘저스트 메이크업’이 ‘파리금손’을 우승자로 배출하며 화제 속에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저스트 메이크업'은 K뷰티를 대표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자신만의 색깔로 치열하게 맞붙은 메이크업 서바이벌. '손테일'과 '오 돌체비타'까지 톱3 3인방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출연을 결심한 이유부터 앞으로의 아티스트 철학에 이르기까지 진솔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흔쾌히 수락, 회사 상사 설득… 톱3가 말한 도전의 순간
파리금손은 제작진의 제안을 받고 망설임 없이 “오케이”를 외쳤단다.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며 해외 배우들과 작업해온 그는 자신의 "작업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했다. 다만 한국식 K뷰티 미션이 어떤 방식으로 주어질지 몰라 “마인드 컨트롤과 손의 감각을 집중적으로 단련"하며 준비했다.
손테일은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및 아카데미 등에서 19년간 몸담은 인물로, 지난 9월 독립했다. 그는 “발전하지 못하고 도태된 게 아닐까. 스스로 많이 작아져 있던 시기였다”며 “제안을 받고 ‘성장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방송에 나가 프로들과 경쟁하는 부담감도 컸지만, 결과보다 도전의 의미가 더 컸다”고 말했다.
해외 브랜드 소속 아티스트인 ‘오돌체비타’는 자신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회사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이번 경연에 참여했다. 그는 “제가 못하면 브랜드의 명예까지 떨어질 수 있었다”며 “회사 승인 과정도 까다로웠다”고 돌이켰다.
여러 번의 경연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 이들에게 스스로 만족한 무대를 묻자 파리금손은 '붉은말 미션'을 꼽았다. 자신의 창의적 접근법이 잘 드러난 무대라 만족감이 높았다고.
손테일은 자신을 파이널 무대로 올린 고상우 작가의 그림 ‘카마데누’ 미션을 꼽았다. 그는 “콘셉트에 맞는 모델을 찾기 위해 2주 가까이 공을 들였다”며 "흑인이나 남미 분위기의 모델을 원했지만, 해외 체류 문제로 입국이 어렵다는 소식을 반복해서 들으며 섭외가 번번이 무산됐다. 결국 촬영 3일 전에서야 모델이 최종 확정됐다"고 돌이켰다. “난항을 겪었던 만큼 미션에 대한 긴장감도 컸지만 메이크업을 시작하자 작품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이 느껴져 과정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오 돌체비타’ 역시 자신을 파이널 라운드에 올린 차인표 작가의 소설 ‘인어 사냥’ 미션을 최고의 결과물로 꼽았다. 그는 “소설 속 메시지를 완벽히 이해한 뒤, 그 세계에서만 존재할 것 같은 인어를 만들어냈다”며 특히 차인표 작가의 반응을 언급하며 “제 스토리와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됐구나 하고 스스로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오 돌체비타’는 또 '카마데누' 미션에서 엄마를 모델로 세운 순간이 경연 중 가장 힘들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엄마를 평가의 대상으로 세운다는 게 너무 어려웠다”며 “엄마는 다른 경연자의 엄마도 나오는 줄 알고 출연했다가 막상 현장에서 예상과 다른 분위기에 굉장히 긴장했다. 얼굴이 붉어졌고 그걸 진정시키는데 시간도 많이 들었다. 메이크업은 절제했지만 감정은 절제가 안 됐던 작품”이라고 회상했다.
당시 경연에서 ‘오 돌체비타’의 작품은 베스트3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심사위원 정샘물과 다른 경연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현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손테일 역시 그 무대를 보며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엄청 큰 전광판에 비친 어머니의 긴장된 표정에 눈물이 났다”며 “제작진이 휴지를 갖다줄 정도였다”고 거들었다.
나만의 메이크업 철학은?
톱3가 말하는 ‘나만의 철학’도 들어봤다. 파리금손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라고 하는데, 저는 메이크업보다 아티스트에 더 방점을 찍고 싶다”며 “장르와 경계를 넓히는 아티스트로 남고 싶다. 제 이야기를 자유롭게 전달하는 창작자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얼마 전 한 사진작가가 환경 문제로 나비의 색이 희미해지고 있다면서 그걸 뷰티로 풀어보자고 하더라.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아티스트로서 메이크업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자유로움을 갖고 싶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아티스트로 메이크업을 활용하고 싶다."
‘오 돌체비타’는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메이크업은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이번 경연을 통해 자기 메이크업 철학이 더 명확해졌다고 한다. 그는 “의미 없이 바르는 건 싫다”며 “원하는 분위기·스토리·감정이 명확해야 하고, 그 위에서만 메이크업이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손테일은 “디테일이 강점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번 경연을 통해 버리는 법을 배웠다”며 “나만의 색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창의성이 요구되는 전문직이면서도 서비스직이라는 특수한 성격을 갖고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지망생을 향한 조언을 구하자 손테일은 “꾸준함과 인내, 성실함.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진짜 중요하다”고 답했다. “후배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는 자세와 고객의 콤플렉스를 진상이라는 단어로 치부하지 말고, 그 사람에겐 아주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고 공감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오 돌체비타’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직업의 특성을 강조하며 "사람의 장점을 보는 태도가 필수"라고 말했다. 평소 명상 요가를 하며 평정심을 기른다는 그는 “부정적인 것만 보면 오래 못 버틴다”며 “누군가를 꾸며주는 존재가 아니라 나의 감성을 갖고 상대를 아름답게 만들려고 고심해야 한다. 예술가적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리금손은 “호기심을 꼽았다. “다양한 문화 경험과 창의적 활동을 많이 하라”고 조언한 그는 “해외 활동을 꿈꾼다면 언어가 필수다. 고생을 절반으로 줄여준다”고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