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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학원비라도 벌어야죠" 중고생 엄마 70%는 일한다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0 12:00

수정 2025.11.20 20:59

워킹맘 고용률 64% 역대 최고
경단녀 작년보다 11만명 줄어
#. 5살 아이를 둔 A(36)씨는 최근 재취업을 위해 채용 사이트를 들여다보는 일이 일상이 됐다. 결혼 직후 임신으로 직장을 그만뒀지만,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자 한 벌이로는 빠듯한 생활을 버티기 어려워졌고,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싶다는 자아실현 욕구도 커졌기 때문이다.

"애들 학원비라도 벌어야죠" 중고생 엄마 70%는 일한다


기사 내용과 사진은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 내용과 사진은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성년 자녀를 둔 '워킹맘'의 고용률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성의 자아실현 욕구, 물가 상승, 정부의 지원 정책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고용률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기혼 여성의 고용 현황'에 따르면 15~54세 기혼 여성(740만3000명) 중 취업자는 498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고용률은 67.3%로 전년 대비 1.3%p 증가했다. 미성년 자녀와 함께 사는 15~54세 기혼 여성의 고용률은 64.3%로 전년보다 1.9%p 올랐다. 이는 201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였던 지난해 기록을 단 1년 만에 다시 경신한 것이다.

연령별 워킹맘 고용률은 △45~49세 67.9% △50~54세 66.5% △35~39세 64.7% △40~44세 64.5% △30~34세 57.8% 순으로,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고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자녀 수별로 보면 워킹맘은 자녀 1명이 136만명(50.8%)으로 가장 많았고, 2명 114만명(42.8%), 3명 이상 17만명(6.5%)으로 집계됐다. 자녀 수가 늘어날수록 노동시장 참여가 어려워지는 현실을 보여준다. 자녀 연령별 고용률 역시 6세 이하 57.7%, 7~12세 66.1%, 13~17세 70.4%로 자녀가 어릴수록 고용률이 낮았다.

반면, 직장을 다니다 그만둔 경력단절여성의 비율은 감소했다. 15~54세 기혼 여성 중 경력단절여성은 110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11만명 줄었다. 전체 기혼 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대비 1.0%p 낮아진 14.9%를 기록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14년 이후 최저다.


경력단절 사유는 육아 49만명(44.3%), 결혼 26만8000명(24.2%), 임신·출산 24만4000명(22.1%)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모든 항목에서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결혼 후 여성의 경력 단절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으나,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적 역할 확대와 남성의 육아휴직 증가 등으로 맞벌이가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며 "생활물가 상승으로 '함께 벌어야 유지되는 가계'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