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함께 성장합니다"… 삼성전자, 내년 육성 스타트업 1000개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0 18:09

수정 2025.11.20 18:09

'C랩 스타트업 데모데이' 개최
기술협력·투자 통한 상생모델
뤼튼·에이딘로보틱스 등 발굴
"스타트업 지속성장 기반 제공"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2025 C랩 스타트업 데모데이'에서 스타트업 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2025 C랩 스타트업 데모데이'에서 스타트업 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C랩'을 통해 육성한 기업이 올해 959개 사(사내 423개, 사외 536개)를 넘어 내년 중 1000개 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내 벤처 육성프로그램에서 시작해 지난 2018년 사외로 대상 기업을 확장한 지, 불과 7년 만에 1000개 기업 육성을 목전에 둔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대표적인 상생 모델로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손잡고 몸집을 키운 혁신기업들로는 가수 지드래곤 광고로 화제를 모은 뤼튼테크놀로지스를 비롯해 에이딘로보틱스, 핀포인트 등이다. 뤼튼은 누적 투자액만 1268억원을 끌어모으며 업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에이딘로보틱스도 195억원, 핀포인트 129억원 등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삼성과 함께 성장기회 잡겠다"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2025 C랩 스타트업 데모데이'에서는 30여 개 스타트업이 각자의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C랩 참여기업인 '테솔로'의 부스에서는 장갑을 낀 사람의 손의 움직임에 맞춰 바로 옆에 있는 로봇 손이 동일한 동작을 따라해 눈길을 끌었다. 로봇 손은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의 움직임까지 그대로 구현해냈다. 다른쪽에서는 이동식저장장치(USB) 크기의 모듈에 양손 검지를 올리자 체성분 데이터를 10여 초 만에 분석해낸다. 인공지능(AI), 로봇, 헬스케어 등 분야는 다양했지만,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C랩'을 통해 성장의 기회를 잡았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으로서는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을 실증하고 고도화할 수 있고, 삼성전자는 이들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각 분야에서 혁신을 도모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봇의 감각 센서를 기반으로 정밀 조작 기술을 개발하는 에이딘로보틱스는 C랩을 통해 삼성전자의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협업하며 로봇사업에 필요한 부품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효율적인 빌딩 운영을 위한 스마트 솔루션을 개발하는 핀포인트는 C랩을 통해 삼성전자와 함께 3개 빌딩에서 실증 테스트를 진행했다. 상업용 빌딩이 수천억원대의 고가 자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스타트업으로선 '획기적인 기회'였다는 게 핀포인트의 설명이다.

이날 C랩을 통해 삼성전자와 협업해 온 스타트업 대표들은 "C랩 선정 이후 사업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고 입을 모았다.

AI 기반 미디어아트 생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커즈의 진실 대표는 "원래 저희는 B2B 중심의 미디어아트 회사였지만, C랩 선정 후 삼성전자 TV와 시각 명상 서비스를 협업하면서 B2C 사업을 시작했고 매출을 일으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개인 맞춤형 스트레스 완화 및 집중력 향상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트레스솔루션의 배익렬 대표도 "C랩을 통해 삼성전자 MX사업부와 협력하면서 기술 중심보다 고객 경험이 중요하다는 점을 크게 배웠다"며 "이를 바탕으로 많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K-유니콘 육성 목표

삼성전자는 임직원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도전할 수 있는 창의적 조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2012년 12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 인사이드'를 도입했다.
2018년에는 이를 외부로 확장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를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스타트업들이 C랩 아웃사이드 졸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C랩 패밀리' 제도를 운영하며 투자 및 협업 기회를 이어가고 있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시대에 우리 경제가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스타트업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삼성전자 C랩은 앞으로도 협력과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의 지속적 성장 기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