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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매출 84조원 또 신기록…'AI 거품론' 잠재웠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0 18:11

수정 2025.11.20 18:11

3분기 실적 62% 늘며 사상 최대
주당순이익 1.3弗로 전망 웃돌아
젠슨 황 "최신칩 블랙웰 판매 폭증"
한숨 돌린 시장… AI관련주 반등
2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75.34p(1.92%) 오른 4004.85, 코스닥지수는 20.62p(2.37%) 상승한 891.94에 각각 장을 마쳤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관계자가 지수를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75.34p(1.92%) 오른 4004.85, 코스닥지수는 20.62p(2.37%) 상승한 891.94에 각각 장을 마쳤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관계자가 지수를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엔비디아 매출 84조원 또 신기록…'AI 거품론' 잠재웠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AI 산업의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며 이런 우려를 잠재웠다. 월가를 비롯한 전 세계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실적발표 이후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엔비디아는 3·4분기(8~10월) 매출이 전년 대비 62% 증가한 570억달러(약 83조7000억원)를 기록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장 예상치였던 550억달러를 웃돈 실적이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해 사상 최대인 51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90%에 달한다. 게임 부문 매출은 43억달러로 30%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1% 감소했다.

주당순이익(EPS)은 1.3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1.25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성장세가 4·4분기에도 이어져 매출이 시장 예상치(620억달러)보다 높은 6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AI의 선순환 사이클에 진입했다. AI는 모든 곳에서 모든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픈AI의 챗GPT 같은 AI 시스템을 학습·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최신 칩(블랙웰) 판매가 '차트를 벗어날 정도(off the charts)'로 폭증했다"면서 "AI 생태계는 급속히 확장 중이며, 더 많은 모델 개발사와 더 많은 AI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공급망을 매우 철저히 계획했기 때문에 판매할 블랙웰 칩 물량은 다수 확보됐다"며 공급부족 때문에 매출이 제한될 우려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중국 시장에서의 칩 판매 전망은 여전히 제로(0)라면서 미국·중국 정부를 설득해 재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회사의 장기성장 기회의 절반은 고객들의 가속 컴퓨팅 및 생성형 AI 전환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최근 불거진 AI 고평가 논란에 대해 "우리가 보는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일축했다. 실제 최근 몇 주 동안 투자자들은 빅테크 기업 주식을 대거 매도해왔다. 기업들이 초고성능 AI 모델을 설계·운영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와 칩 등 인프라에 과도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며, 단기간에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주 엔비디아 지분 58억달러어치를 전량 매각해 다른 AI 투자로 돌렸으며, 억만장자 벤처투자자 피터 틸의 헤지펀드도 3·4분기 중 엔비디아 지분 1억달러 규모를 모두 처분했다. 이달 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를 예측해 유명해진 마이클 버리는 엔비디아와 AI 비중이 높은 국방 분석기업 팔란티어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다니엘 뉴먼 퓨처럼그룹 CEO는 "이번 실적은 AI 관련 모멘텀이 여전히 견고함을 보여준다"며 "수요가 이처럼 안정적이고 강력하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지만 결국 회의론자들도 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엔비디아는 높은 실적 기대치와 AI 설비투자에 대한 회의론, 두 가지 벽을 동시에 넘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실적발표 이후 나스닥 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85% 오른 186.52달러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경쟁사 AMD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 관련주들도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올랐다.

prid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