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반복업무 AI 주고… 주요 인재 해외서 찾는 기업들

신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0 18:11

수정 2025.11.20 18:12

HR트렌드 'AI·해외채용' 설문
73% "신입 절반 이상 외국서"
전 세계적으로 인력 부족이 구조화되면서 반복 업무는 인공지능(AI)에 넘기고 자국에서 찾기 어려운 직무는 해외 채용으로 돌리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통계상 실업률은 2% 초반대로 낮지만 현장에서는 구인난과 구직난이 동시에 깊어지는 '미스매치의 역설'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고용노동부 '2025년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구인인원은 140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2만1000명 줄었고, 채용인원도 9000명 감소한 129만4000명이었다. 미충원율은 7.7%다. 2~9월 채용계획 인원도 5만1000명 감소해 47만명에 그쳤다.

구직자는 늘었지만 현장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수급 불일치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8월 구인배율은 0.44로 외환위기 이후 27년 만에 최저였다. 구인배율 1 미만은 '일자리는 적고 구직자는 많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HR 트렌드는 명확하다. 글로벌 HR 플랫폼 리모트가 9개국 HR 리더 365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내년까지 신규 채용 인원의 절반 이상을 자국 외에서 유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국내 플랫폼들도 이에 맞춰 외국인 채용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사람인은 외국인 채용 서비스 '코메이트'를 통해 기관 행사·취업 설명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잡코리아는 외국인·유학생 전용 플랫폼 '클릭'을 운영해 1년 만에 누적 공고 14만건을 넘겼다. 인크루트도 IT 기업·우리은행과 MOU를 맺어 글로벌 채용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인력 부족의 또 다른 해법은 HR 자동화다. 인재풀 관리 솔루션 그리팅 TRM은 링크드인 이력서를 PDF로 내려받으면 정보가 자동 입력되고, 넥서스앤컴퍼니의 '레퍼첵'은 추천인 설문부터 분석·보고서 작성까지 AI가 자동 처리한다.

하지만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편향성과 불투명성 문제도 부각된다. 공정성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기본법 등 규제 논의도 확대되고 있다.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 정책·제도 개편 없이는 미스매치의 골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재석 한성대 융합보안학과 교수는 "국내 기업은 AI 기반 HR 시스템을 도입할 때 프라이버시 중심 설계와 윤리적 AI 거버넌스, 보안·법무·HR의 협업적 대응이란 세 가지 원칙을 갖춰야 한다"며 "AI가 인사관리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인간의 판단과 윤리를 대체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