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굳는 겨울철, 낙상환자 평소의 3배↑
골절 후 합병증·근력 저하 후유증 심각해
가정 내 침대·욕실도 낙상사고 자주 발생
낙상 땐 억지로 일어나지 말고 자세 유지
비타민D 섭취·스트레칭으로 사전 예방을
골절 후 합병증·근력 저하 후유증 심각해
가정 내 침대·욕실도 낙상사고 자주 발생
낙상 땐 억지로 일어나지 말고 자세 유지
비타민D 섭취·스트레칭으로 사전 예방을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평소보다 낙상 사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얼어붙은 도로와 미끄러운 빙판길이 대표적인 원인이지만, 실내에서도 언제든 넘어질 위험이 존재한다. 특히 노년층에게 낙상은 단순 사고를 넘어 골절, 장기 입원, 근력 저하 등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연세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박윤길 교수는 "겨울에는 신체가 경직돼 균형 능력이 떨어지고,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걷거나 몸을 움츠리면서 넘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실외는 물론 가정 내에서도 낙상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 겨울철 노년층 낙상, 왜 더 위험한가?
낙상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균형을 잃어 넘어지는 사고를 뜻한다.
문제는 낙상 이후의 후유증이다. 노년층 10명 중 1명은 낙상 후 골절을 경험하며 특히 대퇴골·전완부·척추 골절은 회복 과정이 길고 합병증 위험도 크다. 장기간 움직이지 못하면 근력이 급속히 떨어진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5일만 근육을 쓰지 않아도 근력의 9%가 감소하며 2주 후에는 23%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일수록 한 번 감소한 근력은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초기 대응과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겨울철 낙상 사고는 빙판길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노년층 낙상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실외가 아닌 주거지, 즉 '집 안'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조사에서는 집에서 일상생활 중 낙상을 겪은 사례가 1262명으로 가장 많았고, 도로·농장·의료시설이 뒤를 이었다. 원인 역시 '일상생활 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침대에서 일어서는 과정, 밤중 이동, 욕실 내 미끄러짐 등이 대표적이다. 박 교수는 "낙상은 대부분 평소에 자주 오가는 공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실내 환경을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침실에서 조심할 것들… "침대 높이 중요"
가정 내 낙상 위험이 가장 큰 곳은 침실이다. 특히 침대 높이가 맞지 않아 턱없이 높은 곳에서 내려오거나 올라가는 과정에서 넘어지는 사례가 많다.
박 교수는 "앉았을 때 두 발이 바닥에 안정적으로 닿아야 한다"며 "발이 허공에 뜨는 침대는 낙상 위험을 크게 높인다"고 지적했다. 침대 주변 정리도 중요하다. 충전 케이블, 전자기기 선, 어지럽게 놓인 소지품 등은 쉽게 발에 걸려 넘어지게 만든다.
욕실은 낙상 고위험 지역이다. 집안에서 가장 미끄럽고, 바닥에 단단한 표면이 많아 한 번 넘어지면 큰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바닥 물기는 즉시 제거하고 미끄럼 방지 매트를 설치하며, 샤워부스 밖에도 미끄럼 방지 테이프를 부착하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욕실은 넘어지면 머리·척추·고관절 등 손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 반드시 미끄럼 방지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낙상을 당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단순 타박상으로 보이더라도 골절이 있을 수 있으며 억지로 일어서려다 더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우선 억지로 일어나지 말고 자세를 유지한다. 만약 통증이 느껴지거나 움직임이 어렵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준비 운동이다. 특히 기상 직후나 외출하기 전에는 근육이 굳어 있어 넘어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충분히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겨울철에는 활동량이 줄어 근육량이 자연스럽게 감소하며 햇빛 노출이 줄어 비타민 D 부족이 발생하기 쉽다. 비타민 D는 근육 기능과 골밀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대구 간유, 연어·다랑어 등 생선류, 달걀 노른자, 시금치, 새우 등 비타민 D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박 교수는 "겨울철에는 신체가 경직돼 있으므로 '천천히 움직이고, 충분히 워밍업하고, 실내 환경을 정돈하는 것'만으로 낙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노년층은 특히 침대 높이·욕실 미끄럼·비타민 D 결핍 여부를 점검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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