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휴대폰 보다가…" 267명 탑승 여객선 좌초

황태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0 18:37

수정 2025.11.20 18:37

신안 여객선 탑승객 전원 구조
일등항해사·조타수는 긴급체포
"뉴스 보다 조타시점 놓쳐" 진술
20일 오전 전남 목포시 삼학부두에서 해경과 국과수가 2만6546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에 대한 감식을 하고 있다. 제주에서 267명을 태우고 목포로 향하던 퀸제누비아2호는 전날 신안군 장산면에 있는 족도(무인도)에 좌초됐다. 중대한 인명피해 없이 탑승 267명 전원 구조됐다. 해경은 선장 등 3명을 입건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전남 목포시 삼학부두에서 해경과 국과수가 2만6546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에 대한 감식을 하고 있다. 제주에서 267명을 태우고 목포로 향하던 퀸제누비아2호는 전날 신안군 장산면에 있는 족도(무인도)에 좌초됐다. 중대한 인명피해 없이 탑승 267명 전원 구조됐다. 해경은 선장 등 3명을 입건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목포=황태종 기자】 신안 여객선 좌초 사고를 수사 중인 해경이 사고 여객선의 일등항해사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2명을 긴급 체포했다. 특히 일등항해사로부터 "휴대폰을 보느라 사고를 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이들에 대해 중과실치상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김황균 목포해양경찰서 수사과장은 20일 오전 브리핑에서 "사고 관계자들의 휴대폰 포렌식이 필요하고 수사 압박을 느낀 이들의 도주 가능성이 있다"며 이날 오전 이들을 긴급 체포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9일 총 267명을 태우고 제주에서 목포로 가던 2만6546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오후 8시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에 좌초됐다. 해경은 사고 발생 3시간여 만에 267명을 모두 구조했다.

탑승객 중 30명은 인근 병원들로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사고 여객선도 좌초 사고가 난 뱃머리 부분이 파손된 채 사고 발생 9시간30분여 만에 자력으로 목포 삼학부두에 입항했다.

해경은 일등항해사와 조타수가 사고 당시 자동조타기를 수동으로 전환하지 않은 점, 일등항해사로부터 "변침 시점에 네이버 뉴스를 보고 있었다"는 진술이 나온 점 등을 들어 중대한 과실로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 사고 여객선은 족도에서 약 1600m 떨어진 지점에서 변침을 해야 했지만, 일등항해사는 무인도를 100m 앞두고서야 이를 알아챘다. 특히 해당 구간은 위험한 협수로여서 자동항법장치를 수동으로 전환해 운항해야 하는 곳이지만 일등항해사는 수동 전환을 하지 않고 딴짓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여객선은 22노트로 운항하고 있었는데, 변침 지점을 지나고 2~3분가량 후 사고가 발생했다. 일등항해사는 최초 진술에서 "조타기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했다가 추후 "뉴스를 검색하다 조타 시점을 놓쳤다"고 시인했다.

해경은 또 사고 여객선의 선장도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다. 선장은 사고 당시 근무 시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조타실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는데, 해경은 선박이 협수로 등 위험 구간을 지날 경우 선장은 조타실에서 직접 지휘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 좌초 사고와 관련해 항로를 이탈한 여객선의 이상 징후를 제때 파악하지 못한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김성윤 목포광역해상교통관제센터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VTS를 통해 여객선으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뒤 좌초 사실을 인지했다"며 "미흡한 점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면서도 "관제 책임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관제사는 퀸제누비아2호를 포함해 총 5척의 선박을 관제하고 있었다.

hwangta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