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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환태평양 잇는 해양과학 허브 될 것" [fn 이사람]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0 18:41

수정 2025.11.20 18:41

김동성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장
올 10주년 복합해양배양센터 건립
제주 환경 활용한 연구역량 키울것
연구 혁신 환태평양으로 확대 위해
국제 협력·네트워크 확장도 추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 제공

"지난 11일 제주연구소 10주년을 맞아 새로 조성된 스마트복합해양배양센터를 중심으로 기후·생태·바이오가 융합되는 미래형 해양연구를 한층 더 강화하겠다."

김동성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제주연구소장(사진)은 20일 제주연구소 개소 10주년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소장은 국내에서는 드문 심해열수생태계 분야 전문가다. 심해열수생태계는 태양빛이 전혀 닿지 않는 수심 2000~4000m 아래 깊은 해저에서 발견되는 지구상 가장 극한적이고 독특한 생태계다. 태양광 대신 해저 열수분출구에서 발생하는 고온·고압·독성 화학물질을 에너지 기반으로 삼는 생물들이 살아간다.



이 같은 김 소장의 경력은 제주 해역·남해·동중국해 등 한반도 남측 연안과 주변 해역의 해양환경·생태·기후·자원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지역 거점 연구기지라는 제주연구소 설립 목적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김 소장은 "제주연구소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준공된 스마트복합해양배양센터는 기후·환경 변화에 따른 생태계 반응, 해양생물소재 산업화 기반 구축, 미세조류·해조류 실증 및 대량생산 기술 확보 등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연구 인프라"라며 "이를 기반으로 제주 고유의 해양환경을 활용한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해양바이오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연구소는 2015년 개소 이후 해양바이오 산업화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다양한 성과를 쌓아왔다. 해양바이오 분야에서는 수산부산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 연구를 진행해 오고, 2022년부터는 '해양수산부산물 바이오소재화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연어 부산물에서 피부재생·항염·조직재생을 촉진하는 PDRN과 프로테오글리칸을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국산화 기술을 개발했다.

그는 "이 기술은 기존 방식과 달리 친환경 공정을 적용해 생산성과 가격 경쟁력을 높였고, 의약품·화장품·건강기능식품 등 산업화에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해양미생물을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 연구를 통해 항생제 내성균 대응 신규 항생제 5종과 광범위 항생제 유도체 1종을 확보하며 해양유래 항생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대응 연구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연구소는 제주 주변 해역의 수온 변화를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아열대 해양환경 변화로 인한 모자반 북상과 해조류 생산량 급감(약 97% 감소)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아열대 기원 종 관리 기술개발, 미래 해양환경 변동성 예측, 연안 환경 및 해양수산 정책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김 소장은 10주년 기념식에서 선포한 새로운 비전 '제주바다에서 출발한 혁신, 환태평양을 잇는 해양과학 허브'는 제주연구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바다를 기반으로 한 연구 혁신이 환태평양 해역 전체로 확장될 수 있도록 국제협력과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제주연구소는 국민과 산업이 체감할 수 있는 해양과학 성과를 창출하고, 제주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국가 해양연구의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