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전쟁 일으켜"… 캄보디아 미인대회 우승자 발언 논란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캄보디아의 한 미인대회 우승자가 수상 소감에서 태국을 비난하는 정치적 발언을 해 양국 간 외교적 파장이 일고 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미스 틴 캄보디아로 선발된 추리 라오르후르스가 눈물을 흘리며 연설하는 영상이 대회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게시됐다.

영상 속 라오르후르스는 캄보디아 국기를 든 채 크메르어로 연설하며 태국 측에 억류 중인 자국 군인 18명의 송환을 촉구했다.

그는 "캄보디아와 태국은 항상 평화롭게 공존해 왔지만 태국이 전쟁을 일으켜 평화가 끝났다"며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았던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싸우고 싶지 않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면서 "우리는 적이 아니다. 이웃이다. 증오와 전쟁 없는 미래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영상이 공개된 직후 양국 여론은 엇갈렸다. 캄보디아에서는 라오르후르스의 애국심을 높이 평가한 반면, 태국에서는 미인대회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 7월 말 국경 교전으로 5일 동안 최소 4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전 지속 시 관세 협상 중단을 시사하며 압박하자, 양국은 지난달 26일 휴전협정을 맺고 중화기 철수와 지뢰 제거 등에 나섰다.

그러나 협정 체결 2주 만에 국경지대에서 지뢰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며 양국 간 긴장감은 다시 고조된 상태다.

태국 정부는 "적대행위가 충분히 줄지 않았다"는 이유로 협정 이행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맞서 캄보디아 측은 자국 포로를 예정대로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mail]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