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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엔 대신 500원, 속았지"…日 자영업자 '500원' 피해 호소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1 14:53

수정 2025.11.21 14:26

500엔 동전과 무게와 모양 유사한 500원…화폐 가치는 10분의 1
자영업자 "바쁜 점심시간 노려…탁자에 돈 두고 재빨리 빠져나가"
/사진=FNN 방송캡처
/사진=FNN 방송캡처

[파이낸셜뉴스] 최근 일본의 매장에서 일본 동전인 500엔과 한국 동전인 500원을 섞어서 사용하며 피해를 입는 소상공인들이 발생하고 있다. 동전 두 개가 무게도 모양도 비슷해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20일 일본 현지 방송인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500엔처럼 생긴 10분의 1 가치의 500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제목으로 최근 음식점·주유소 등에서 피해를 입는 자영업자들의 소식을 전했다.

현금 결제가 잦은 매장에서 한국 돈으로 약 4700원인 엔화 500엔 대신 한국의 500원 동전을 내고 가는 손님이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도쿄 신주쿠에서 우동 가게를 운영하는 이토 다카시(69)는 FNN에 나와 "크기도, 무게도 거의 같아 분간하기 힘들다"며 "지난 10년 동안 15차례 가까이 비슷한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현금 지불하는 손님이 많은 이 가게에선 가끔 탁자에 우동 가격을 두고 가는 경우도 많다.

이토는 "주방에서 손님의 움직임을 모두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500원을 두고 간 걸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면서 "바쁜 점심 시간에 동전을 두고 빠르게 식당을 나가면 나로선 따라잡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사진=FNN 방송캡처
/사진=FNN 방송캡처

후쿠시마현의 니혼마쓰시 '신조' 라면 가게에서도 지난 4일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타카미야점 점주는 "종업원이 영업 마감 후 '본 적 없는 돈이 있다'고 말해서 보니 500원이었다"며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충격이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미야기현의 한 주유소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고 지난해 12월 도쿄 가쓰시카구의 한 목욕탕도 매출을 정산하던 중 500엔 동전 더미에서 500원 동전을 발견했다.

500엔 대신 500원을 내는 '범죄'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FNN에 따르면 1999년 500원 동전을 깎아 무게를 500엔에 맞춘 뒤 자동판매기에 넣고 거스름돈을 챙기는 범죄가 발생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신형 500엔 동전 발행과 자판기 개선 등의 대응책을 내놨다.

/사진=FNN 방송캡처
/사진=FNN 방송캡처

일본 현지인들도 두 동전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실제 500엔과 500원 두 동전 모두 지름이 26.5㎜로 똑같은 데다 무게도 비슷하다. 500원은 7.7g이고 500엔의 구권은 7g, 신권은 7.1g이라 큰 차이가 없다.


FNN이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두 동전을 보여줬더니 "굉장히 닮아 있다", "500원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것 같다"거나 "제대로 보면 알겠지만, 크기가 비슷해 못 알아볼 거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