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서울 전역 투기과열지구 지정
모호한 '재당첨 제한' 규정에 피해자 양산
유권해석 요청에도 '국토부-서울시' 답변 미뤄
경과규정·유예규정 등 마련해야
모호한 '재당첨 제한' 규정에 피해자 양산
유권해석 요청에도 '국토부-서울시' 답변 미뤄
경과규정·유예규정 등 마련해야
정부가 고강도 규제안을 담은 10·15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후 현장에서는 선의의 피해자가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다. 집 한 채를 가진 실수요자들도 갑작스러운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현금청산을 당할 여지가 생기면 서다.
A씨 부부는 지난 2023년 서울 B 지역의 한 아파트 특별공급 청약에 예비 당첨이 됐지만 여러 사정으로 당첨을 포기했다.
A씨는 "저희 아파트는 조합설립인가를 마쳐 팔 수도 없는 상태"라며 "청약 당첨으로 얻은 수익은 전혀 없다. 투기세력도 아니고 단지 실거주 할 집이 필요해서 평생 한 번 이 집을 구매했을 뿐"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투과지역 지정은 정부 권한으로 언제든 지정·해제가 가능하며 예상이 전혀 불가능한데 그로 인한 서민들의 재산권 피해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어느 정부기관도 A씨가 현금청산 대상인지 아닌지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정비법상 A씨가 재당첨 규정에 해당하는지, 언제를 당첨일로 보는지, 예비 당첨일을 포함하는지 등 명확한 규정이 없다. A씨는 국민신문고 등 여러 곳의 문을 두드렸지만 C 지역 구청에서만 '도시정비법상 포기자에 대한 규정은 없으므로 그때 가서 개별로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다.
그는 "청약홈이나 기타 어느 웹사이트, 정부기관, 제가 속한 조합에서도 확인이 불가능하며, 변호사, 공인중개사 등에게 물어도 의견이 모두 갈린다"며 "명확히 말해주는 이도 없이 가족이 살 터전을 잃게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법이 모호하고 제도가 미비한 상태에서 규제가 쏟아지면서 이 같은 혼란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혼선을 줄이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경과 규정이나 유예 규정 마련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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