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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맘다니에 유화 제스처… “훌륭히 해낼 것”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2 07:18

수정 2025.11.22 07:18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첫 대면 회동을 갖고 그간의 날 선 공방을 일단 멈췄다. 두 사람 모두 정치적 계산 속에서 일단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직후 "그가 매우 훌륭한 일을 해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며 "보수층 일부가 놀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맘다니 당선인 역시 "대통령과의 시간을 감사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 양측은 서로를 '독재자', '공산주의자'라 부르며 격렬하게 대립해 왔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생중계 카메라 앞에서 공격을 자제했다.

기자가 맘다니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독재자보다 훨씬 심한 말도 들었다"며 농담으로 넘겼다. 심지어 '파시스트' 논란 질문에는 맘다니가 답하기도 전에 "그냥 '예스'라고 하라"며 팔까지 톡톡 치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정치권에서는 트럼프가 최근 지지율 하락을 겪는 상황에서 신흥 정치세력으로 부상한 맘다니와의 갈등 완화가 필요했다고 해석한다. 반면 맘다니는 뉴욕시 연방자금 중단 위협을 당장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

맘다니 당선인은 이번 회동에서 최우선 의제로 '생활비 위기(affordability crisis)'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통화하며 회담 전략을 조언받기도 했다.

로버트 울프 UBS 아메리카스 전 회장은 "맘다니와 트럼프 모두 뉴욕 경제의 활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뉴욕 경제계에서도 양측의 '실용 접근'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일부 공화당 인사들과 부유층 뉴요커들은 맘다니의 '임대료 동결, 무상 보육 확대, 무료 버스 도입, 부유층·기업 증세' 등 정책이 뉴욕 경제를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트럼프 역시 선거기간에는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는 "뉴욕에서 사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오늘 회동 후에는 더 그렇다"며 기존의 우려를 대폭 누그러뜨리는 발언을 내놨다.

이번 회동 배경에는 물가 부담 심화에 대한 공화당 내부의 위기감도 깔려 있다. 일부 공화당 전략가는 트럼프에게 "생활비 상승에 진지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내년 중간선거에서 대패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JD 밴스 부통령은 "진전이 있었지만 미국인들이 체감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인내를 요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