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한달만에 붙잡힌 '도이치 주포'...구속심사 불출석

압수수색을 받던 중 도주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제3의 주포로 지목된 이 모씨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사무실로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압수수색 과정에서 달아났다 한 달여 만에 붙잡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이모씨가 법원의 구속 심사 참석을 포기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씨 측은 이날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대한 불출석사유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심리를 맡은 소병진 부장판사는 수사 기록과 증거만으로 구속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며, 결과는 늦은 오후 나올 전망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전날 이씨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그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주포'로서 작전세력을 총괄했다고 보고 있다.

이씨는 같은 혐의로 재판 중인 김건희 여사의 공범으로 지목돼 왔다. 김 여사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주가조작에 가담해 약 8억1000만원 상당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에 따르면 이씨는 1차 작전 시기(2009년 12월~2010년 10월) 김 여사의 증권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조사됐다. 또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소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씨와 김 여사의 관계는 재판 과정에서도 일부 드러났다. 지난 7일 재판에서 공개된 카카오톡 대화에서 이씨는 "난 진심으로 네가 걱정돼서 할 말 못 할 말 못하는데 내 이름을 다 노출하면 다 뭐가 돼. 김00이가 내 이름 알고 있어.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김 여사는 "내가 더 비밀 지키고 싶은 사람이야 오히려"라고 답변했다.

앞서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당시 이씨를 불기소했지만, 특검은 그가 차명계좌 등을 이용해 작전에 가담했다고 보고 재수사해왔다.

이씨는 지난달 17일 압수수색을 받던 중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34일 만인 지난 20일 충북 충주 국도변 휴게소 인근에서 체포됐다.

[e-mail]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