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대책 후 거래는 줄고 호가만 올라.. "급매는 끝났다"
용산·성동·송파구 등 상승폭 커져.. 다주택자 '버티기' 강세
용산·성동·송파구 등 상승폭 커져.. 다주택자 '버티기' 강세
[파이낸셜뉴스] 10·15 대책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서울 아파트값이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다시 힘을 받고 있다. 거래는 줄었지만 매물은 더 귀해지고, 호가는 되레 높아지며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실거주 비중이 큰 단지들까지 들썩이면서 매수자들의 부담도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거래는 줄어도 가격은 안떨어져" 이구동성
지난 22일 용산·성동·광진 등 강북지역 한강벨트 주요 지역 대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주말에도 상담을 이어가고 있었다. 손님은 뜸했지만 사무실 곳곳에서 전화상담이 이어졌고 "거래는 조용해도 가격은 안 떨어진다"는 답변이 반복됐다.
용산구 도원삼성래미안(1458가구·2001년 준공)은 이 지역에서 최근 호가가 빠르게 상승한 단지 중 하나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59㎡가 9월에는 12억대였는데 요즘은 15억을 말해야 한다"며 "올수리된 집은 15억5000만원에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급매는 올여름 대부분 소진됐고, 지금은 싸게 내놓을 이유가 없는 분위기"라고 했다.
신계동의 용산e편한세상(867가구·2011년 준공)도 매물 부족이 뚜렷하다. 이 단지를 취급하는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든 매매든 지금은 물건을 찾기 어렵다"며 "정부 규제가 나와도 공급이 적어서 집주인들의 '버티기'가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급매 끝…집주인들 눈높이 높아져
성동구 성수아이파크(656가구·2003년 준공)는 매물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는 7억5000만~8억원대에서 움직이지만 매매는 물건 자체가 없다"며 "입지·조망·브랜드가 겹쳐 집주인들이 웬만하면 안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광진구도 비슷한 흐름이다. 광장힐스테이트(453가구·2012년 준공)는 전용 84㎡ 기준 호가가 21억원대에서 23억~23억5000만원으로 오른 데 이어, 최근에는 층·방향·확장 여부에 따라 27억원을 부르는 매물도 확인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는 이미 끝났고, 새로 나오는 매물은 가격을 더 붙여서 낸다"고 전했다.
극동1차(448가구·1985년 준공) 역시 매도·매수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전용 179㎡가 37억원에 거래됐고, 84㎡도 최소 28억원을 부르는 분위기"라며 "구축인데도 한 달 사이 2억원이 오르다 보니 집주인들도 기대심리를 버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공급 적어 '버티기' 장세 심화
한강벨트를 포함해 서울 대부분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거래가 성사돼도 실거래 등록까지 3~4주가 걸린다. 지금 매매가 되는 계약은 12월이 돼야 통계로 잡힌다는 얘기다. 특히 '깜깜이 거래'가 많아 통계보다 시장의 체감 상승폭이 더 크다는 분위기다.
내년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급매물이 늘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마포구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정책이 자꾸 바뀌는데 다주택자들이 굳이 서둘러 팔 이유가 없다"며 "공급은 적고 매수세도 꾸준해 당분간은 매도자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3주(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0% 상승했다. 상승률 상위 10개 자치구 가운데 9곳이 한강벨트였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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