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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갈등, 국제 무대로 확산…中, 유엔·IAEA서 日 맹공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3 15:19

수정 2025.11.23 15:19

IPAC "日의 대만 관련 발언, 지극히 정당해" 옹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유사시 대만 개입' 발언 이후 불거진 중일 갈등이 국제 외교 무대로도 번지고 있다.

23일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푸총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지난 21일 "대만 문제에서 무력 개입의 야심을 표명해 공공연하게 중국의 핵심 이익에 도전했다"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비판하는 내용의 서한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서한에서 그는 "일본이 감히 대만 해협 정세에 무력 개입을 시도한다면 침략 행위와 마찬가지"라며 "중국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따라 자위권을 단호히 행사하고 주권과 영토의 보전권을 굳건히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8일 안보리 개혁 연례 토론에서도 "일본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주일 중국대사관도 "유엔 헌장에는 '적국 조항'이 마련돼 있다"며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파시즘·군국주의 국가가 다시금 침략 정책을 향한 어떤 행동을 취할 경우 중국·프랑스·소련·영국·미국 등 유엔 창설국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허가 없이 직접 군사 행동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이 현재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사문화됐음에도 중국이 이를 꺼낸 데에는 일본을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침략국으로 규정해 아시아 국가들의 반일 정서를 자극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리쑹 오스트리아 빈 주재 중국 국제기구 상임대표 역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 "일본이 군국주의의 길을 다시 걸으려 한다면 국제사회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카이치 내각을 맹공했다.

이에 더해, 중국은 온라인으로도 다카이치 총리 개인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 주필리핀 중국대사관은 다카이치 총리로 보이는 마녀가 '일본 국군주의'라고 쓰인 화분에 물을 주고 있는 만화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은 다카이치 총리의 이름을 비꼬아 "독묘는 어떻게 자랐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의 침략 전쟁 역사를 경시·미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서방국가 의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대중국 의회 간 연합체(IPAC)'는 "일본이 대만해협의 긴장에 수반되는 위험에 경종을 울렸으며, 이는 지극히 정당하다"고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옹호하는 성명을 냈다. IPAC는 앞서 쉐젠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가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해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고 한 것에 대해선 "폭력적인 언사는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일본 외무성은 푸 대사가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이번 서한에 대해 "평화를 향한 일본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완전히 용납 불가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