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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스피커' 장동혁, 전국 순회하며 여론전…'확장'보다 '투쟁'의 길로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3 15:46

수정 2025.11.23 15:28

국민의힘 22~23일 PK에서 장외 여론전
12·3 전날까지 11개 지역 순회 예정
'항소 포기' 이슈 부각하며 보수 민심 결집
조국과 토론 성사..여야 '대장동 동상이몽'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부산 중구 광복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부산 국민대회'에 참석, 차량무대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부산 중구 광복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부산 국민대회'에 참석, 차량무대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장동혁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이 정부·여당 비토를 위한 전국 순회를 시작했다.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관련 의혹을 비롯해 정부·여당의 실정을 알리겠다는 의도다. 특히 취임 100일을 앞두고 지지자들과 접촉면을 넓히면서 보수 결집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항소 포기와 관련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토론도 성사시키면서 지지층 결집을 위한 '토론 정치'도 이어갈 예정이다.

'레드스피커' 장동혁···'보수 결집'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22~23일 부산·울산·경남(PK)을 순회하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를 열어 정부·여당을 향한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환율 상승·포퓰리즘 예산·집값 상승·사법 개혁 등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총체적 포기 정권"이라며 "이재명이 저 자리에서 내려오는 그날까지 함께 싸우자"고 맹공을 펼쳤다.

장 대표는 이번 국민대회에서 항소 포기 이슈를 전면에 띄웠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에 외압을 행사해 항소를 포기시킨 것을 시작으로 배임죄 폐지·공소 취소·대법관 증원까지 이어가 자신과 연관된 모든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항소 포기 논란을 분기점으로 지지세를 회복, 내년 지선 승리까지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장 대표는 스스로 '레드 스피커'를 자처했다. 당장은 중도 확장보다는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는데 집중함으로서 보수 민심을 규합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특히 부산이 내년 지방선거의 요충지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전통적 보수 강세지만 계엄·탄핵 이후 흔들리고 있는 PK(부산경남) 민심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당 일각에서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는 요청에도 당장은 '집토끼' 단속에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장외 여론전에 나선 것을 두고 강하게 비판하며 나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윤석열과 헤어질 결심을 못하고 점점 국민과 헤어질 결심을 하고 있다"며 "더 망해 봐야 알겠나"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22~23일 PK를 시작으로 25일 경북, 26일 충남, 28일 대구, 29일 대전·충북, 30일 강원, 12월 1일 인천, 12월 2일 경기를 돌며 장외 여론전을 지속할 예정이다. 한편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는 내달 3일은 장 대표의 취임 100일이기도 하다. 장 대표가 전국 순회를 마친 직후 100일 간담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결별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계엄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한 반면, 다른 TK지역 중진 의원은 "과거와 절연하고 싶다고 절연할 수 없다"며 "정부여당의 프레임 공세에 끌려가기 보다는 대여투쟁에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당 대표 후보에 단독 출마한 조국 전 비대위원장이 23일 오후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전당대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당 대표 후보에 단독 출마한 조국 전 비대위원장이 23일 오후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전당대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vs조국, '항소 포기' 토론 성사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해 장 대표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토론도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초창기 대장동 이슈를 주도한 한동훈 전 대표가 조 전 위원장에 토론을 제안했지만, 조 전 위원장은 다시 장 대표에게 토론을 제안했다. 장 대표가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생각"이라며 받아들였다. 장 대표는 정 대표에게도 토론 합류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여야가 각각 항소 포기 이슈를 유리한 구도로 이끌려는 '동상이몽'으로 풀이된다.
야권은 항소 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외압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는 한편, 범여권은 검찰의 조작기소 및 항명 사태로 규정했다. 토론이 상대 진영을 설득하기보다 지지자들에게 호소하는 장으로 변질됐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번 토론 역시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