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미국·카타르 압력에 ESG관련 규제 축소 법안 통과
원유·가스 수요 피크 아웃 전망도 2050년으로
[파이낸셜뉴스]
원유·가스 수요 피크 아웃 전망도 2050년으로
유럽연합(EU)이 급진적 친환경 정책을 되돌리면서 정유업체는 호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4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EU는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축소 등을 이유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및 친환경 정책을 축소하고 있어 펀드의 화석연료 업체 투자 제한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글로벌 화석연료 피크아웃(Peak Out) 역시 트럼프의 정책 전환 및 전력 수요 급증 등으로 지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13일 유럽의회는 미국·카타르 등의 강한 압력에 따라 ESG 관련 규제를 대대적으로 축소하는 법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 대상 기업 중 92%가 제외됐고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 내 기후 전환 계획 의무도 삭제했다.
개편된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정(SFDR)에서는 자산운용사 및 은행, 보험사에게 투자 포트폴리오의 사회적 영향 보고를 요구하지 않는다. 카타르는 CSDDD가 개정·폐지되지 않으면, 유럽향 LNG 수출을 제재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은 법무장관들이 유럽 ESG 무시 요청을 하거나 상무장관이 무역 보복 도구를 사용하겠다고 경고했다.
기존 규정에서는 ESG 펀드가 탄소배출량 공개와 탈탄소 전환 계획 등 강화된 요건을 요구해 장기적으로 탈탄소 전환이 없는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배제되는 구조였다.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개편으로 확장 계획을 가진 화석연료 기업만 특정 ESG 펀드에서 제외됐다"며 "즉, 기존보다 명시적 제한이 줄어들어 일부 화석연료 기업이 친환경 펀드에 포함될 가능성이 열리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일련의 흐름에 따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원유·가스 수요의 피크 아웃 전망을 2050년으로 조정했다. IEA는 World Energy Outlook 2025에서 ‘Current Policies Scenario (CPS)’ 하에서는 석유·가스 수요 피크 아웃을 2050년, 석탄은 2030년으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의 변경된 정책 등을 반영한 것이다. 변경된 시나리오에 따르면, 2024년 평균 약 1억b/d(하루당배럴)인 석유 수요가 2050년 약 1.13억b/d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친환경 에너지원 보급의 지연 및 신흥국의 운송용 수요, 석유화학 원료, 항공 수요 등 영향으로 가스 소비도 2030년대까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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