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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韓·튀르키예 원전 협력 잠재력 엄청나…방산도 완벽히 상호보완"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3 21:20

수정 2025.11.24 11:06

李대통령 튀르키예 현지 언론 인터뷰 공개
"통일, 최종 목표이자 헌법상 책무지만 일방 추진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G20 조직위원회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G20 조직위원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요하네스버그(남아프리카공화국)=성석우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튀르키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진행한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과 튀르키예의 원자력 협력은 잠재력이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방위산업 분야에 대해서도 "튀르키예는 무인항공시스템(UAS), 한국은 전차·포병·함정 등 첨단 플랫폼에서 각각 강점을 가진 만큼 서로를 완벽히 보완한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평화 구상과 관련해서는 "통일은 여전히 우리의 최종 목표이며, 단순한 이상이 아닌 헌법에 명시된 책무"라면서도 "우리 정부는 일방적인 방식의 통일을 지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통신사 '아나돌루'가 보도한 인터뷰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원전 협력에 대해 초기 단계지만 잠재력은 상당하다"며 "정부·기업·터키 에너지 당국 간 건설적 논의를 지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가 신규 원전 건설 과정에서 한국 기업 참여를 검토하는 데 대해서는 "UAE 바라카 원전 성공 준공과 유럽 신규 프로젝트 참여 등 지난 20년간 실적을 쌓았다"며 "한국 기업은 기한과 예산 준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성 개발, 인프라 건설 등으로 협력 확대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원전 기술과 관련해 "한국은 SMR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고 i-SMR 설계는 표준 승인 단계로 향하고 있다"며 "2030년대 중반 상용화 준비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의 SMR 도입 검토와 관련해서도 "정보 공유와 협력 기회를 함께 모색하겠다"고 했다.

방위산업 분야는 양국 협력의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무인항공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이 있고 한국은 전차·포병·함정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양국 역량은 상호 보완적"이라고 말했다. 또 무인체계-기존 플랫폼 통합, 기동·방호 기술 공동개발 등을 협력 확대 분야로 언급하며 한국산 엔진이 장착된 알타이 전차를 "신뢰와 기술 협력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경제 협력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를 "혁신·투자 촉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함께 만들 전략적 파트너"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유럽·중동·유라시아·아프리카를 잇는 입지와 숙련 노동력, 산업 기반 등을 높이 평가하며 "현대·삼성·포스코·효성 등 한국 기업이 약 46억달러를 투자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방위기술, 바이오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자"며 현대차의 2026년 완전 전기차 생산 계획을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보건의료 협력에 대해선 "혈장 유래 의약품 이니셔티브는 보건안보 협력의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건설·인프라 분야 협력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2023년 대지진 이후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했고 "한국은 첨단 엔지니어링 기술과 체계적 기획·품질 관리, PF 역량 등에서 세계적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차나칼레 대교·유라시아 터널·야부즈 술탄 셀림 대교 등은 "한국 기술과 튀르키예 비전이 결합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무역 불균형 우려에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무역 구조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농업은 한국에서 민감한 이슈로 신속한 개방은 어렵다"고 설명하면서도 "무역사절단 파견, 박람회·전시회 참여 확대 등을 통해 튀르키예 제품의 한국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K-ETA 불편 지적에는 "단체 신청 간소화, 터키어 지원, 유효기간 3년 연장 등 조치를 일시 적용했으나 내년 만료 이후 연장은 현재로선 없다"고 했다. 다만 "양국 협력 확대를 고려하면 여행 편의의 중요성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구상과 관련해 "우리는 언제든지 어떤 채널을 통해서든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ND 이니셔티브'를 언급하며 "한반도 항구적 평화는 동북아 전체 안정의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통일에 대해선 "상징이 아니라 헌법상 의무"라며 "평화공존과 상호 발전을 통한 점진적 통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공조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평화 특사 역할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핵무장론에는 "한국은 NPT 체제를 일관되게 지지하며 핵무기 개발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미·중 전략 환경과 관련해서는 "균형 외교가 아니라 국익 중심 접근이 핵심"이라며 "한미 동맹을 강화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외교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