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 및 유럽 대표단과 종전안 협상 시작
마코 루비오 美 국무 "엄청난 진전" 강조, 27일까지 합의 기대
유럽, 종전안 초안에서 우크라 군축 및 영토 협상안 수정 제안
마코 루비오 美 국무 "엄청난 진전" 강조, 27일까지 합의 기대
유럽, 종전안 초안에서 우크라 군축 및 영토 협상안 수정 제안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유럽 대표단과 우크라이나 종전안 협상을 시작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추수감사절(27일)까지 합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루비오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계획의 핵심 사항을 좁히려 했으며, 오늘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루비오는 "기술적 차원에서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현재 우크라이나 해결안 조건을 최종화하는 작업중"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위한 계획이 기본 문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며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역할과 관련된 몇 가지 미해결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루비오는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문제도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결된 문제 중 극복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자신했다. 루비오는 "여기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매우 낙관한다"며 물론 "이 내용을 러시아 측에 전달해야 하며, 그들이 이에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가 "가능한 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목요일(27일)에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종전을 중재하고 있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지난 20일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 합의한 28개 항목의 종전안 초안을 전달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게 27일까지 종전안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우크라이나와 유럽, 미국 대표단은 23일 제네바에 모여 구체적인 종전안 협상에 들어갔다. 외신들에 따르면 종전안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및 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양보하고, 우크라이나군을 60만명 규모로 축소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금지하되, 나토와 유사하게 미국과 유럽의 '집단방위' 방식의 안전 보장 장치를 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미국은 국제적으로 동결된 러시아 자산 가운데 1000억달러(약 147조원)를 우크라이나 재건·투자사업에 쓰고 수익의 50%를 가져가기로 했다.
이에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초안에 러시아 입장이 대거 반영되었다고 반발했다. 트럼프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초안이 "내 최종 제안은 아니다"라며 수정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유럽은 23일 협상에서 △우크리아나 군대 80만명 유지 △돈바스 할양 대신 현재 전선 기준으로 영토 협상 △러시아의 전쟁 배상 완료까지 자산 동결 유지 등을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루비오는 23일 협상 중간 브리핑에서 "이번 회의는 우리가 참여해 온 전체 과정 중 가장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물론 최종적으로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의 진전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도 중간 브리핑에서 "미국 대표단과의 첫 회의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우리는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을 통해 "많은 변화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미국 대표단과 대화가 진행중이며, 미국이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신호가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결코 평화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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