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물가도 상향 압력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한국의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소폭 상향할 가능성이 커졌다. 수출 증가세와 내수 회복 흐름이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인 1.8∼1.9%로 상향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27일 발표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실질 GDP 성장률 조정 여부가 공개된다. 현재 한은의 공식 전망치는 올해 0.9%, 내년 1.6%다.
최근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과 소비쿠폰 등 정책 효과에 따른 민간 소비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한은의 성장률 상향 조정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내년은 1.8∼1.9% 수준으로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한국개발연구원(KDI)·국제통화기금(IMF)의 1.8%,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평균치인 1.9%와 유사한 수준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이 미국 관세 영향을 비교적 잘 버티고 있고, 소비쿠폰 효과 등으로 내수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가 예상보다 나빠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3분기 성장이 워낙 좋았고, 내년에는 올해 낮았던 기저효과가 더해진다”며 “설비·건설투자도 올해보다는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성장률 상향의 상당 부분이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이 내년부터 본격화할 수 있고,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건설투자 위축이 회복세를 제한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물가 전망치 역시 상향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까지 오르며 수입 물가 부담이 커진 데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2.0%, 내년 1.9%인 현행 한은 물가 전망이 소폭 조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내년 미국 금리 인하와 환율 안정 흐름이 나타난다면 물가 압력이 완화돼 한은의 기존 전망이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주원 실장은 "최근 물가 불안은 대부분 환율 영향"이라며 "환율이 안정되면 물가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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