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최근 중일 갈등에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가 애용하는 검은색 토트백이 인기몰이를 하며 전국적으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일명 ‘사나에 백’으로 불리는 이 가방을 받으려면 약 9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2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가 사용하는 가방은 ‘그레이스 딜라이트 토트’라는 모델로 가격은 13만6400엔(약 128만원)이다.
창업 145년의 전통을 가진 노포 가방 제조업체 ‘하마노 가죽공예’ 제품으로 나가노현 미요타정에 있는 공장에서 약 20명의 장인이 재단부터 봉제까지 거의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출하까지 9개월을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치솟자 업체 관계자는 “중요한 자리에서 저희 제품을 선택해 주셔서 몸이 절로 긴장될 정도로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지난달 21일 다카이치 총리가 총리 지명 직후 이 가방을 들고 관저에 들어가는 모습이 보도되자 ‘경쾌하고 세련된 이미지’, ‘심플하고 품격 있다’는 온라인 반응이 이어지며 주문이 급증했다.
현재는 검정색 모델만 주문을 받고 있으며 출하는 내년 8월 이후로 예정돼 있다. 업체 홍보 담당자는 “정성을 다한 제작을 꾸준히 이어왔다. 도움이 된다면 기쁘겠다”고 말했다.
공장이 위치한 미요타정도 뜻밖의 특수를 반기고 있다. 이 지역은 2020년부터 ‘고향 기부금’에 대한 답례품으로 해당 가방을 제공해 왔는데 지난달 하순부터는 예년 1년치에 해당하는 10건 이상의 신청이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중일 갈등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국회 답변 과정에서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중국의 강한 반발과 경제 위협을 불러왔지만 일본 내 지지율은 견고한 모습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21~23일 전국 여론조사 실시 결과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72%로 집계됐다. 지난달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10월 21~22일) 때보다 오히려 1%포인트(p) 상승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7%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1%p 하락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경제정책에 대한 높은 평가가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을 떠받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책임있는 적극재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이 74%에 달했고, '평가하지 않는다'는 17%에 그쳤다.
다카이치 내각의 대중국 자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이 56%로 '평가하지 않는다'(29%)를 크게 웃돌았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22∼23일 1985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65%에 달했다. 이는 지난달 25∼25일 실시된 조사치(65%)와 같은 수준이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도 23%로 10월 조사치(22%)와 별 차이가 없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젊은층과 중년층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 18~29세에서 74%, 30대 76%, 40대 71%, 50대 63%, 60대 62%, 70세 이상 56% 순이었다.
특히 30대와 40대에서 10월 조사 때보다 각각 6%포인트(p), 2%p 지지율이 올랐다. 70세 이상에서도 지지율이 3%p 상승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50%에 달했다. 응답자의 25%만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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