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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실채권 없는데 90억 부담?…'배드뱅크' 형평성 논란

이해람 기자,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4 13:55

수정 2025.11.24 16:54

수은·케이뱅크·토스뱅크 1차 분담금 0원
카카오뱅크도 채권매각대금 1500만원에
총 출연금은 73.4억원..'연대책임' 논란
김재섭 "회수할 채권 없는 은행에 비용 부과는 부당"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도약기금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뉴스1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도약기금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정부의 역점 사업인 '배드뱅크(새도약기금)'의 은행별 분담금이 최종 확정됐다. 7년 이상 연체·5000만원 이하의 부실채권이 전혀 없는 수출입은행과 케이뱅크, 토스뱅크도 120억원 규모의 분담금을 낸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수은)·케이뱅크·토스뱅크는 새도약기금 1단계 분담금은 모두 0원이다. 3곳의 은행이 모두 새도약기금 프로그램 대상 채권인 7년 이상 연체·5000만원 이하의 부실채권을 갖고 있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대상 채권이 없는 세 은행은 2단계 분담금으로 각각 91억5000만원, 22억900만원, 7억7200만원의 출연금을 분담해야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새도약기금에 은행권은 3600억원을 출연한다. KB국민·하나·신한·우리·농협은행 등 20개 은행이 분담한다. 분담은 먼저 각 은행이 들고 있는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채권 규모에 따라 이뤄진다. 총 223억5300억원을 1단계로 조성한 뒤 지난해 말 대손준비금을 반영한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총 3376억4700만원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20개 은행 중 수출입은행과 케이·토스뱅크는 1단계 분담금이 없다. 정책금융기관으로 소규모 채권을 취급하지 않는 수은은 대상 채권이 없다. 지난 2021년 10월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토스뱅크는 시차상 7년 이상 연체 채권이 없다.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역시 채권매각대금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1단계 분담금은 1500만원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총출연금은 73억4300만원에 달한다. 1단계 분담액이 총 출연금의 약 0.002%에 불과한 셈이다. 신한은행의 총 출연금(497억1600만원) 대비 채권매각대금(50억5800만원) 비율이 10.1%, 우리은행의 총 출연금(496억3600만원) 대비 채권매각대금(54억4100만원) 비율이 10.9% 수준이라는 점과 대비된다.

새도약기금 재원 마련에 은행이 참여하는 것은 사회적 역할을 다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부실채권이 거의 없는 은행마저 ‘연대 책임’을 지는 모양새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김재섭 의원은 "연체채권을 보유하지 않은 은행에게까지 수십억원 대 출연금을 부담하도록 한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실제 회수할 채권이 전혀 없는 기관에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는 사실상 책임이 없는 곳에서 비용을 가져가는 것과 다름없다"며 "기금 조성 취지 자체는 존중하지만 그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책임 범위가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진보, 보수를 떠나 정권 초기마다 민생금융, 상생금융, 포용금융, 서민금융 등 다양한 이름으로 은행들에게 자금 출연을 요구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면서 “특히 수십억원, 수백억원 규모의 출연이 한차례에서 끝나지 않고 지속해서 이뤄지면 이는 배임으로 이어질 염려가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새도약기금 은행별 분담액
(100만원, %)
은행명 1단계 분담액 2단계 분담액 총출연금
부실채권 매각대금 기준 24년 대손준비금 반영 후 당기순이익 기준
분담액 비중 당기순이익 비중 분담액 분담액 비중
KDB산업은행 52 0.2 1269387 6.4 21503 21555 6.0
NH농협은행 280 1.3 1695870 8.5 28727 29007 8.1
신한은행 5058 22.6 2636334 13.2 44658 49716 13.8
우리은행 5441 24.3 2609018 13.1 44195 49636 13.8
하나은행 3777 16.9 2941104 14.8 49819 53596 14.9
KB국민은행 3668 16.4 3102032 15.5 52545 56213 15.6
IBK기업은행 639 2.9 2190743 11.0 37110 37749 10.5
SC제일은행 501 2.2 377910 1.9 6402 6903 1.9
한국씨티은행 145 0.6 353174 1.8 5983 6128 1.7
한국수출입은행 0 0.0 540136 2.7 9150 9150 2.5
수협은행 43 0.2 227446 1.1 3853 3896 1.1
아이엠뱅크 1007 4.5 277510 1.4 4701 5708 1.6
부산은행 203 0.9 410254 2.1 6949 7152 2.0
광주은행 280 1.3 282061 1.4 4778 5058 1.4
제주은행 147 0.7 8091 0.0 137 284 0.1
전북은행 663 3.0 119457 0.6 2024 2687 0.7
경남은행 434 1.9 283622 1.4 4804 5238 1.5
케이뱅크 0 0.0 130426 0.7 2209 2209 0.6
카카오뱅크 15 0.1 432593 2.2 7328 7343 2.0
토스뱅크 0 0.0 45592 0.2 772 772 0.2
합계 22353 100 19932760 100 337647 360000 100
(김재섭 의원실)

haeram@fnnews.com 이해람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