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1.7%·투자 1.9% 증가 예상
올해 반도체 주도로 급증한 수출
기저효과로 '숨고르기' 들어갈듯
한은도 1.8~1.9%로 올릴 가능성
KDI·정부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
올해 반도체 주도로 급증한 수출
기저효과로 '숨고르기' 들어갈듯
한은도 1.8~1.9%로 올릴 가능성
KDI·정부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
산업연구원은 24일 내놓은 '2026년 경제·산업전망'에서 202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9%로 제시했다. 물가와 금리의 하향 안정화 속에 실질소득 및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정부 지원책 등이 소비 여건 개선과 소비심리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다.
설비투자는 기업들의 자본 조달 여건 개선, AI 관련 첨단산업 투자 수요 등으로 1.9%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올해 호실적을 냈던 수출은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0.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품목별로 보면 정보기술(IT)산업과 바이오산업이 13대 산업 전체 수출 증가를 주도하겠지만, 소재산업군의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수출 실적을 이끌었던 반도체의 경우 인공지능(AI) 투자가 지속되면서 고부가 제품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겠지만, 기저효과와 수요 안정화로 증가폭은 4.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증가율(16.6%)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올해는 예상치 못했던 레거시 반도체(범용) 가격 상승효과가 컸고, 다른 산업 성장률을 고려하면 지금처럼 오르는 것이 오히려 이상현상에 가깝다"며 "실질적으로 다른 산업 성장세가 높지 않고, AI도 반도체 수요를 계속 폭발적으로 늘릴 것이란 보장이 없는 만큼 보수적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연평균 58.8달러(전년 대비 16.2% 하락)로 예상됐고,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391.7원으로 올해보다 1.8%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 약세 요인이 존재하지만, 한국의 수출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원화 강세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미국 내 한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 집행 시기와 방식에 따라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반도체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고, 다른 주력산업의 경쟁력은 상당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내년은 산업경쟁력을 회복하는 한 해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소폭 상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수출 증가세와 내수 회복 흐름이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1.8~1.9%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는 정부·한국개발연구원(KDI)·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1.8%)와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평균치(1.9%)와도 유사하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이 미국 관세 영향을 비교적 잘 버티고 있고, 소비쿠폰 효과 등으로 내수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가 예상보다 나빠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성장률 상향의 상당 부분이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이 내년부터 본격화할 수 있고,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건설투자 위축이 회복세를 제약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aber@fnnews.com 박지영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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