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밀리고 中은 맹추격
양사 3분기 가동률 70%대로 ↓
'독자생존' '가전과 통합' 기로
이번주 인사·조직개편이 분수령
양사 3분기 가동률 70%대로 ↓
'독자생존' '가전과 통합' 기로
이번주 인사·조직개편이 분수령
LG전자는 최근 TV사업부(MS 사업본부)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TV 담당) 역시 지난 5월부터 비상경영체제다. "TV사업 독자 생존이냐, 생활가전과 통합이냐"의 갈림길에 놓였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는 양사가 이번 주 실시할 정기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TV 사업전략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출하량 5000만대선 첫 붕괴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앞서 3·4분기 실적 발표 때 글로벌 TV 시장 정체 영향으로 올해 TV 사업이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줄어든 4975만대 수준이다. 3·4분기 출하량이 5000만대 이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VD 사업부는 지난 5월부터 비상경영체제다. 지난 2006년 소니를 제치고 TV시장의 왕좌에 오른 지 꼭 20년 만이다. 삼성전자의 TV, 모니터 품목 등에 대한 평균가동률은 3·4분기 기준 77.2%다. 앞서 1·4분기 82.0% 2·4분기 77.8%에 이어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다.
가동률이 떨어지기는 LG전자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올해 3·4분기 MS사업부문(TV·모니터 담당)의 공장 평균가동률이 70.1%에 불과했다. 실적도 적자다. 3·4분기 LG전자 MS사업본부의 매출은 전년 동기비 9.5% 감소한 가운데 30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9월 MS사업본부를 필두로 한 희망퇴직 역시 TV산업의 위기를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글로벌 TV시장의 최대 위협은 '개인화'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TV를 대체하고 있는 데다 TV를 통해 지상파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 다른 하나는 중국 업체의 부상이다. 1500달러(약 210만원) 이하 저가 시장은 하이센스, TCL, 샤오미 등 중국 TV업체들이 사실상 장악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5년 3·4분기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17.2% △하이센스 15.4% 등의 순이었다. 양사의 격차는 1.8%p에 불과했다.
이번주 TV사업 조직개편 관심 집중
업계는 이번주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의 TV사업에 대한 '처분'을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1일 최소폭으로 사장단 인사를 실시한 만큼, TV사업 역시 큰 폭의 개편보다는 '관망 전략'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당초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TV사업을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을 영위하는 생활가전과 통합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일었다. 하지만 점진적 시장 철수를 염두에 두는 게 아닌 이상 돌파구가 되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TV사업과 생활가전사업부 간 통합설, 인력이동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각자의 뿌리가 '전자'와 '기계'라는 이질적 요소로 인해 통합을 위한 에너지만 더 들어갈 수 있어 가능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가전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인력 효율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군 강화, AI홈 등 신수요 창출 등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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