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뷰 가구 축소설계 갈등 끝에
새 집행부 출범 후 재검토할 듯
이주일정 등 사업 전반 차질 불가피
새 집행부 출범 후 재검토할 듯
이주일정 등 사업 전반 차질 불가피
한강조망 가구 축소설계로 조합원과 갈등을 빚었던 서울 용산구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장이 해임됐다. '용산 재건축 대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조합장이 해임되며 연말 예정됐던 이주 일정 뿐만 아니라 사업 전반에 차질을 빚게 됐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장은 지난 21일 조합원 동의 절차를 거쳐 해임됐다. 조합원들은 조합장이 '전 세대 한강 조망 확보'를 공언했음에도 실제 설계안이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반발해 왔다.
한강맨션은 용산구 이촌동 300-23 일대에 1971년 입주한 54년 차 단지로, 현재 5층짜리 66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조합은 당초 68층 설계를 추진했으나 남산 조망권 침해 우려로 계획을 수정했다. 그러나 새 설계에서 한강 조망 물량 상당수가 전용 59㎡에 배정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 평형은 서울시에 기부채납돼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임대주택 입주민이 한강뷰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반면 조합원 일반분양 몫인 전용 87·89㎡ 약 140여가구는 비(非)한강뷰로 배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조합원들은 지난 9월에도 같은 이유로 조합장 해임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조합은 "협의해 나가겠다"며 갈등을 잠시 봉합했지만, 연말 이주 목표를 고수하며 설계를 강행하자 조합원들의 반발이 다시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합장 해임으로 사업 일정은 사실상 원점이 됐다. 조합은 올해 말 또는 내년 1월 이주를 목표로 해 왔으나, 조합장 공백과 설계 재검토 가능성이 맞물리며 계획 달성이 어려워졌다.
새 조합장 선출은 내년 2월로 예정됐다. 조합 안팎에서는 새 집행부 출범 후 설계를 사실상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해임된 조합장이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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