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이집트, 4조 공항 확장사업 제안"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4 21:20

수정 2025.11.24 21:20

李, G20 마무리후 기내 간담회
최대성과로 UAE 방산협력 꼽아
"한미 연합훈련 방향 예단 어려워"
【파이낸셜뉴스 앙카라(튀르키예)=성석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튀르키예를 잇는 중동 3개국 순방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사실상 마무리하며 "이번 순방에서 가장 구체적이고 큰 성과는 UAE에서의 방산 협력"이라고 밝혔다. 이집트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최대 4조원 규모의 카이로공항 확장 공사를 한국 기업이 맡아 달라는 제안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언제 우발적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를 극복하려면 인내심을 갖고 대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튀르키예로 이동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방위산업, 무역·투자 등 협력 분야의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고 기존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핵심국가 중심으로 중동 3개국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UAE는 물론 튀르키예도 방위산업 분야에 관심이 많은 나라로,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라며 "문화·관광, 원전까지 협력할 수 있는 사안이 많다"고 말했다.



예상 밖 성과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이집트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알시시 대통령이 회담 말미에 3조~4조원 규모 카이로공항 확장을 한국 기업이 맡아 확장·운영해주면 좋겠다고 구체적으로 제안했다"고 전했다.

대중국 전략과 관련, 이 대통령은 "한국 외교의 기본원칙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잘 관리하는 것"이라며 "경제협력·민간교류와 한미 첨단기술 동맹은 양립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중국·일본 총리와 각각 회동했다"며 "한국 국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균형 있게 설명했다"고도 했다.

한반도 정세에 대해선 "아주 초보적인 신뢰조차 없는 상태로 극단적 발언·행동이 이어지고 있다"며 "남북 간 모든 연결선이 끊겼고, 군사분계선에서는 우발 충돌 가능성까지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강경 일변도로 가면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끊임없이 대화하려 노력하고 우리의 선의를 전달해야 한다. 군사분계선 인근에 선을 긋는 것부터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등을 검토할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도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북한이 가장 예민해하는 부분"이라며 "선제적으로 우리가 훈련 규모 축소나 연기를 검토하자는 주장도 일부에서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떤 방향으로 갈지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 대신 "남북 간 평화체제가 확고하게 구축되면 훈련을 안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길게 보면 대한민국 방위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또 가급적 군사훈련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체제'가 되면 그때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돈이 드는 합동군사훈련을 안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