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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쇼트' 버리, 뉴스레터 플랫폼 '속박 벗어난 카산드라' 출범…"AI, 거품이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5 03:25

수정 2025.11.25 11:03

[파이낸셜뉴스]
영화 '빅쇼트'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가 24일(현지시간)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 '속박 벗어난 카산드라'를 출범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해 돈과 명성을 얻은 버리는 이날 '인공지능(AI) 거품론'을 다시 강조했다. 로이터 연합
영화 '빅쇼트'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가 24일(현지시간)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 '속박 벗어난 카산드라'를 출범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해 돈과 명성을 얻은 버리는 이날 '인공지능(AI) 거품론'을 다시 강조했다. 로이터 연합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다룬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뉴스레터 온라인 플랫폼을 출범했다.

주로 구독자들의 구독료로 운영되는 이른바 ‘서브스택’ 뉴스레터로 이름은 “속박 벗어난 카산드라(Cassandra Unchained)”로 붙였다.

속박을 벗어났다는 것은 그가 최근 자신의 헤지펀드 사이언 자산운용을 등록 해지한 것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이언은 지난 4일 공시에서 팔란티어와 엔비디아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대규모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인공지능(AI) 관련주 폭락을 촉발한 바 있다.

팔란티어는 3일 장 마감 뒤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과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4일 버리가 쏘아 올린 ‘AI 거품론’ 직격탄을 맞아 폭락했고, 이후 AI 관련주들이 고전했다.



이미 소셜미디어 X에서 팔로워 160만명을 거느린 버리는 연간 구독료가 379달러(약 56만원)인 이 뉴스레터에서 AI는 거품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버리는 전날 밤 X에 올린 글에서 1990년대 후반 기술주 붐과 지금의 AI 강세는 매우 닮았다면서 거품 형성, 정책 담당자들의 무시도 당시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0년 2월 21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자신의 아마존 공매도 사실을 보도했고, 5년 뒤인 2005년에는 ‘경제의 마에스트로’라고 추앙받던 앨런 그린스펀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주택 가격 거품은…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인식과 달리 2년 뒤인 2007년 미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태를 맞았고, 2008년에는 그 여파로 세계 금융위기(GFC)가 터졌다.

버리는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도 사실상 AI 거품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월 의장이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AI 기업들은 실제로…수익성이 있다”면서 “이는 (과거와) 다르다”고 강조했다는 점을 그는 지적했다.

버리는 닷컴 거품 당시와 지금의 AI 거품이 닮은 근거 가운데 하나로 과도한 기대를 꼽았다.

닷컴 거품 시절 투자자들은 투자하는 업체의 수익성 우려, 대규모 자본 조달 우려는 무시한 채 기하급수적인 성장만을 기대했다. 인터넷 기술이 경제를 재편할 것이라는 기대감만 높았다.

그는 지금의 AI 역시 AI가 4차 혁명을 이끌 것이라는 과도한 기대감 속에 수익성 없는 막대한 투자가 반복되면서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버리는 자신이 돌아왔다면서 “나와 함께 하자”며 뉴스레터 가입을 권유했다.

한편 그가 뉴스레터 이름으로 정한 “속박 벗어난 카산드라”는 몇 가지 은유가 담겨 있다.

‘트로이의 목마’를 예언한 그리스 신화의 예언자 카산드라에 빗대 자신의 예측은 정확하지만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이 카산드라가 속박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사이언 자산운용 등록 해지로 인해 자신이 시세차익을 노려 주가 하락을 부추겨 돈을 벌려고 한다는 의혹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의견을 펼치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