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이어 현대제철도 열연강판 인상 검토
동국제강 인천공장 일시 중단.. "가격 정상화 차원"
동국제강 인천공장 일시 중단.. "가격 정상화 차원"
미국의 철강 관세 인상 충격과 세계적 공급 과잉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철강사들이 국내 철강 제품 가격을 올리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나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지나치게 내려간 내수 제품 가격부터 정상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강관사 등을 대상으로 열연강판 가격을 t당 5만원 인상했다. 현대제철도 다음달 열연강판 유통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내수 수요 침체 장기화 및 글로벌 통상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격 정상화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유지하고 고객사와의 지속 가능한 거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당초 이달부터 가격 인상을 검토한 끝에 시장 수요 침체로 인해 이를 보류했으나 다음달부터는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다시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가격 인상폭이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인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국제강도 시장 가격 정상화를 위해 인천공장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인천공장 2호 압연라인이 지난 1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대보수에 들어간 가운데, 1호 압연라인과 제강공장도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공장 가동을 멈추고 있다. 동국제강 인천공장은 전기로 2기와 압연라인 2기를 갖추고 있으며 회사 전체 매출의 40%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으로, 동국제강은 지난 7월 말에도 1달 가량 생산을 멈춘 바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유통 시장의 최저가 경쟁 과열로 원가 이하까지 하락한 시장 가격의 정상화를 위해 내수 물량의 공급 축소가 필요했다”며 “고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같은 가격 인상 움직임은 국내에서만 있는 게 아니다. 미국 철강업체인 뉴코는 5주 연속 열연강판 가격을 올렸다. 올해 1월 t당 760달러(약 112만원)였던 열연강판 가격은 지난 24일부터 t당 915달러(약 135만원)에 달했다. 세계적 공급 과잉과 건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철강업체들이 이제는 수익성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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