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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만에 얼굴 맞댄 경사노위·민주노총…"다시 시작 희망" "신뢰 축적이 먼저"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5 16:30

수정 2025.11.25 16:29

1999년 민주노총 노사정위 탈퇴 후 첫 공식 대면
김지형 위원장 "다시 시작하길 바란다"
양경수 위원장 "신뢰축적·논의 과정 필요할 것"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사노위 제공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사노위 제공
[파이낸셜뉴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6년 만에 얼굴을 맞댔다. 민주노총이 1999년 2월 노사정위원회(현 경사노위)를 탈퇴한 후 첫 공식 대면이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정부 주도 사회적 대화 복원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참여에 앞선 선결 과제로 ‘신뢰 축적’을 언급했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2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을 방문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상견례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측 위원장은 추후 사회적 대화 재개 가능성과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경사노위와 민주노총이 공식적으로 회동한 것은 1999년 2월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를 탈퇴한 이후 26년 만이다. 당시 민주노총은 공기업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도입에 반발해 노사정위를 떠났으며, 이후 현재까지 경사노위 참여를 거부해 왔다. '경사노위가 정부 정책 이행 수단에 불과한 형식적 기구'라는 이유로 복귀가 매번 무산돼 왔다.

이날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과 다시 시작하기를 바란다”며 경사노위 복귀를 공식 제안했다. 그는 앞서 ‘완전한 회의체 재건’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하며, 이를 위해 민주노총 참여가 필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취임식의 ‘삼고초려’ 발언 또한 민주노총을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이 공동체를 대표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민주노총을 포함한 모든 참여 주체가 힘을 모아 사회적 난제 해결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나아가길 기대한다. 오늘의 만남이 그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복귀 여부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양 위원장은 ‘신뢰 축적 과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를 포함해 여러 정부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으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합리적 논의 과정을 보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다”며 “경사노위라고 다를 것이라고 보기 어렵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삼고초려를 하겠다는 말을 전해 듣기도 했고, 대통령도 경사노위 참여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달라고 주문했다”며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하기 위해선 신뢰 축적과 논의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양 위원장은 “무엇보다 민주노총과 정부 간 진행 중인 여러 논의가 유의미한 결과를 내고, 그 성과가 서로 간의 신뢰로 쌓일 때 한 단계 더 발전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사노위에 민주노총이 들어갈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위원장이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