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정기 임원인사
성과주의 기반 승진 5년만에 확대
AI·반도체 이끌 새인물 대거 발탁
女·외국인 비중 늘려 다양성 확보
성과주의 기반 승진 5년만에 확대
AI·반도체 이끌 새인물 대거 발탁
女·외국인 비중 늘려 다양성 확보
■ 30·40대 기술리더 약진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임원 승진자는 총 143명으로, 지난 2021년(214명) 이후 줄곧 축소되던 승진 규모가 5년 만에 반등했다. 최근 인사 규모는 △2021년 214명 △2022년 198명 △2023년 187명 △2024년 143명 △2025년 137명이다.
인사 규모 확대는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와 맞물린다. 특히 반도체 메모리 반등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정상화 기대가 인사 확대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4·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내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100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인사의 핵심은 '젊고 유능한 기술 인재'의 전진배치다. 실제로 30대 상무는 2명, 40대 부사장은 11명으로 각각 전년(1명·8명) 대비 증가했다.
세대교체의 대표 인물로는 김철민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시스템 퍼포먼스그룹장 상무(39)와 이강욱 삼성리서치 AI모델팀 상무(39)가 꼽힌다. 김 상무는 커널 메모리 최적화 및 성능개선 솔루션을 주도하며 단말기 성능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이 상무는 생성형 AI 기반 언어·코드 모델 개발을 통해 기술 차별화를 이끌었다.
이 외에도 권정현(45), 이성진(46), 강민석(49) 등 40대 기술리더들이 요직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강민석 부사장은 '갤럭시AI'를 탑재한 세계 최초 AI폰을 기획하며 상품 기획력과 기술 이해를 겸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AI·로봇·반도체 등 기술 대전환 시대를 주도할 차세대 리더들도 전면에 섰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는 이윤수 삼성리서치 데이터인텔리전스 팀장(50)이 부사장으로,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에서는 장실완 메모리사업부 솔루션플랫폼개발 팀장(52)이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데이터 기반 신기술·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 데이터 지능화 전문가로, 장 부사장은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펌웨어 및 아키텍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솔루션 플랫폼 및 핵심 요소기술 확보를 주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윤수, 강민석 부사장 등을 포함해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선 26명이 부사장으로, 60명은 상무로 승진했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술 개발과 갤럭시 Z 폴드7 등 새 폼팩터(제품 형태)에 관여한 인재들이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요 사업분야에서 경영성과를 창출한 인재들을 승진시키며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견지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미래 사업 전략을 신속하게 실행하기 위해 AI·로봇·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성과 창출을 주도하고 역량이 입증된 인재를 등용했다"며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통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성별·국적 넘어선 다양성·포용 인사
성과주의와 함께 다양성·포용성도 이번 인사의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성별·국적을 불문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구매·마케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역량 중심 인사를 단행했다. 정인희 ESG전략그룹 부사장(51)은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전략 추진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중국 출신 제이콥 주 부사장(47)은 DS부문 영업 성과를 바탕으로 중화권 시장 확대 전략을 담당한다.
기술 상용화 및 현장 경험 인재도 발탁됐다. 김대영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디스플레이랩 상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모델 개발을, 이종포 VD사업부 부사장은 무안경 3차원(3D) 모니터 등 차세대 TV 제품화를 주도해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정기 인사를 통해 차세대 기술 리더진을 전진 배치한 만큼 향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마무리하고 미래 사업 실행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삼성 주요 계열사들도 일제히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SDI는 부사장 3명·상무 5명, 삼성전기는 부사장 2명·상무 6명, 삼성디스플레이는 부사장 8명·상무 13명·마스터 2명 등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최혜림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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