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G20·중동 순방 마무리
UAE와 방산·원전 동맹 격상
이집트와 가자지구 재건 협력
튀르키예 원전 참여 기반 마련
UAE와 방산·원전 동맹 격상
이집트와 가자지구 재건 협력
튀르키예 원전 참여 기반 마련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이번 순방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UAE와의 협력이었다. 이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원전·AI·우주·바이오 등 핵심 분야 양해각서(MOU) 7건을 체결하며 특별전략적동반자 관계를 '불가역적 수준'으로 격상했다.
AI 협력도 UAE 순방에서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UAE의 2031년 AI 허브 도약을 한국이 가장 신뢰할 파트너로 함께하겠다"고 밝히며 AI 데이터센터 공동 건설, 글로벌 AI 스마트항만 프로젝트 등을 제시했다. 내년 초 포괄적경제동반자 협정(CEPA) 발효를 계기로 반도체·바이오·디지털 부문의 협력 확장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집트 방문에서는 예상 밖의 대규모 성과가 등장했다.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은 회담 말미에 "3조~4조원 규모의 카이로공항 확장을 한국 기업이 맡아 운영까지 진행해 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가자지구 재건 협력에도 뜻을 모았고 교육·문화 MOU 체결과 더불어 디지털정부협력센터 설치도 추진하기로 했다. 중동 외교가 경제·AI 중심을 넘어 평화·인도적 협력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카이로대학교에서 한·중동 협력의 새로운 청사진인 'SHINE 이니셔티브(Stability·Harmony·Innovation·Network·Education)'도 제안했다. 한강·나일강의 기적을 잇는 미래협력 구상이다.
순방 중 가장 전략적 의미가 컸던 또 하나의 일정은 튀르키예였다. 올해 한국전 참전 75주년을 맞아 방문한 이 자리에서 양국은 원자력 등 3건의 MOU를 체결했다. 특히 원자력 협력 MOU를 통해 한국은 시노프 제2원전 부지평가 등 초기 단계부터 공식 참여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방산 분야에서는 알타이 전차·T-155 포병 등 기존 협력 사례를 기반으로 공동생산·기술협력 논의도 이어졌다.
당초 순방의 목적이었던 남아공 G20 정상회의는 이 대통령의 'AI 포용성장' 메시지가 국제사회에서 다시 확인된 무대였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원칙을 UN총회, ASEAN,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에서 지속적으로 관철한 바 있다. 정상선언문에는 2028년 G20 한국 개최가 정식 명기되면서 한국의 역할 확대도 공식화됐다.
다만, 이번 순방에서 드러난 성과가 분명하듯 풀어야 할 후속과제도 남아있다. UAE와의 방산·원전 협력은 '불가역적 동반자'를 선언했지만 실제 프로젝트의 사업구조 설계·금융조달·기술 공유 등 후속 협상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에서는 시노프 원전도 초기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지만 본 계약까지는 다층적인 평가와 사업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이집트의 공항 확장사업 역시 사업조건·위험배분·지분구조 등이 검토돼야 한다. 가자지구 재건 참여도 국제정세와 미·중·중동 역학구도 속에서 방식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we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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