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막대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돈을 빨아들이면서 심각한 자금난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HSBC 전망을 인용해 오픈AI가 2030년이 되면 2070억달러(약 303조5000억원) 자금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픈AI는 지난 2022년 11월 말 챗GPT-3.5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AI 시대를 열었다.
오픈AI는 이후 AI 인프라에 막대한 돈을 퍼붓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2500억달러, 아마존과는 38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임대계약을 발표했다.
총 계약 컴퓨팅 용량이 36기가와트(GW)로 불어났다.
AI를 훈련하고 구동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임대를 확대하면서 오픈AI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HSBC 추산으로는 오픈AI의 연간 데이터센터 임대료만 약 6200억달러(약 909조원)에 이른다.
HSBC는 오픈AI의 누적 임대 비용이 2030년까지 7920억달러(약 116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오픈AI가 이런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느냐다.
HSBC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단 오픈AI의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소비자 시장 점유율은 71%에서 2030년 56%로 낮아지고, 기업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50%에서 37%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알파벳 산하 구글이 제미나이3를 발표하면서 시장에 돌풍을 몰고 온 것처럼 오픈AI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AI가 아직 초기 단계로 앞으로 급격한 성장을 지속하고, 이에 따라 오픈AI가 시장 점유율 하락 속에서도 매출이 탄탄한 성장을 이어가기는 하겠지만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HSBC의 분석이다.
HSBC 분석에 따르면 2030년까지 오픈AI의 총 누적 비용은 임대로 7920억달러와 안전자금 100억달러 등 모두 8920억달러에 이른다.
반면 이 기간 오픈AI의 누적 잉여 현금 흐름은 2820억달러, 외부 수혈 자금은 303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순 자금 조달 부족분이 안전자금 100억달러를 포함해 2070억달러에 이른다는 것이 HSBC의 추산이다.
오픈AI가 막대한 자금 부족 속에 좌초할 수도 있다는 경고다.
HSBC만 이런 우울한 전망을 내놓는 것이 아니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리치스 애널리스트는 24일 분석 노트에서 AI 경쟁 최종 승자는 알파벳이 될 것이라면서 오픈AI는 과거 닷컴 거품 시기 AOL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AOL은 전화로 연결되는 인터넷인 이른바 ‘다이얼 업 인터넷’ 업체로 인터넷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이후 광대역통신망(브로드밴드)가 출현하면서 지금은 ‘뒷방’ 신세가 됐다. 2015년 버라이즌에 인수된 뒤 야후 자회사로 남아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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