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우편물 보고 깜짝"...다시 찾아온 '11월의 악몽', 올해는 더 무섭다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6 17:03

수정 2025.11.26 17:03

종부세 대상 8만명 늘어...강남권-한강벨트 중심 급증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왼쪽)과 아크로리버파크(오른쪽)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왼쪽)과 아크로리버파크(오른쪽) 전경.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부동산이라고는 이 집 한 채 뿐인데 종합부동산세가 작년보다 3배 올랐습니다"(서울 영등포구 주민 A씨)
"작년, 제작년에는 60~70만원을 냈는데, 올해 다시 100만원을 넘겼습니다. 120만원을 내야 했던 2021년의 악몽이 떠오릅니다."(서울 용산구 주민 B씨)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된 소유주들은 대부분 작년보다 높은 세액이 찍힌 고지서를 받아 들었다. A씨는 "남들은 종부세를 낸다고 하면 다주택자인 줄 알거나, 세금 내기 싫으면 집을 팔라고 한다"며 "30년 넘게 산 정든 동네인데 이중과세에 내 의지 없이 쫓겨날 판"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과세 인원은 54만명으로 지난해보다 8만명(17.3%) 증가했다.

세액은 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00억원 늘었다. 세액은 공시가격이 특히 큰 폭으로 상승한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급증했다.

2025년 종합부동산세 개인 주택분 과세 현황. 기획재정부 제공
2025년 종합부동산세 개인 주택분 과세 현황. 기획재정부 제공
부동산 세금 계산 서비스 셀리몬(sellymon)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를 소유한 1세대 1주택자는 지난해 419만400원을 냈지만, 올해 707만6275원을 내야 한다. 1년 사이 68.9% 증가한 수준이다. 공시가격이 25억7500만원에서 31억8600만원으로 23.7% 오른 영향이다. 올해 처음 공시가격이 산출된 반포 래미안원베일리 84㎡는 983만9000원을 내야 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는 97만4246원에서 150만6643원으로 54.7% 올랐고,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82㎡는 130만2202원에서 221만4691원으로 70.1% 올랐다.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는 4배 수준의 상승도 나왔다. '여의도 1호 재건축'으로 꼽히는 대교아파트 95㎡를 가진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는 34만2835원으로, 작년(8만2944원)보다 313.3% 올랐다. 공시가격은 12억6000만원에서 14억4800원으로 14.9% 상승했다.

종부세 부담은 최근 2~3년간 다소 줄어든 바 있다.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 시절 최대 95%까지 높아졌던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대폭 줄이면 서다. 하지만 올해 내내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내년 종부세는 더 오를 전망이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매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주택의 적정 가격을 조사해 매년 4월에 공시되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실거래가가 내년 세액을 결정짓는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