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까지 우크라에 종전안 수용 요구했던 트럼프, 입장 바꿔
종전안 합의 최종시한 묻자 "전쟁 끝나는 시점"
다음 주에 맏사위 쿠슈너 러시아 보내 푸틴과 협상 추진
새 종전안, 초안보다 우크라에 유리해졌지만 여전히 영토 문제 걸림돌
우크라, 합의 자체는 동의했다고 알려져
종전안 합의 최종시한 묻자 "전쟁 끝나는 시점"
다음 주에 맏사위 쿠슈너 러시아 보내 푸틴과 협상 추진
새 종전안, 초안보다 우크라에 유리해졌지만 여전히 영토 문제 걸림돌
우크라, 합의 자체는 동의했다고 알려져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에게 27일(현지시간)까지 미국의 종전안에 동의하라고 요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 이상 시한을 따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협상이 순조롭다면서 다음 주에는 맏사위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내 러시아와 협상한다고 예고했다.
27일 시한이라던 트럼프 "최종시한 없다"
CNN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25일 추수감사절(11월 27일) 휴가를 보내기 위해 플로리다주 자택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다음 단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가 재러드 쿠슈너와 아마 (러시아에) 함께 갈 것이다.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중재하고 있는 미국 트럼프 정부는 지난 20일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 합의한 28개 항목의 종전안 초안을 전달했다. 트럼프는 21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이달 27일까지는 종전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시 "나는 최종시한을 많이 정해왔고, 일이 잘 풀리면 최종시한을 연장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목요일(11월 27일)이 적절한 시점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는 25일 전용기에서 위트코프가 다음 주 러시아에 간다면 27일로 예정된 최종시한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나는 최종시한이 없다. 나에게 최종시한은 전쟁이 끝나는 시점이다. 그리고 나는 모두가 현재 싸우는 데 지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미국 대표단은 23일 스위스 제네바에 모여 구체적인 종전안 협상에 들어갔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제네바 협상 직후 공동 성명을 내고 "어떠한 향후 합의도 우크라이나 주권을 온전히 인정하며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평화를 담보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평화 체계에 따른 최종 결정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통령들이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앞서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이었던 종전안 초안이 제네바 회동 이후 대거 수정되었다고 전했다. 일부 매체들은 22일 보도에서 트럼프의 맏사위인 쿠슈너와 위트코프,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대표 등이 지난달 미국 정보 부처와 상의 없이 종전안 초안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새 종전안에도 여전히 영토 문제 쟁점
새 종전안에는 전후 우크라이나군 규모를 60만명으로 제한하는 조항이 80만명으로 변경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추가 확장 제한과 관련한 표현이 완화되었다고 알려졌다. 댄 드리스컬 미국 육군 장관이 포함된 미국 대표단은 23일 제네바 회동을 마친 직후 2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러시아 대표단과 만났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2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종전안 협상에 대해 "내 팀은 지난 1주일간 전쟁 종식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에 “이견은 몇개 조항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같은 날 백악관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행사에서도 "나는 우리가 (종전안) 합의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앞서 논란이 된 종전안 초안에 대해서도 "그것은 단지 지도였을 뿐이다. 계획이 아니라 구상이었다"며 "거기서부터 28개 항목을 하나씩 논의해 22개 항목으로 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전안에서 러시아가 너무 많은 땅을 가져간다는 지적을 두고 "결국 그 땅은 몇 달 안에 러시아가 차지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싸워서 또 다른 5만∼6만명을 잃을 것인가, 아니면 지금 뭔가를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동시에 트럼프는 "국경을 정리하려면 집 한가운데를 가로지를 수 없고 고속도로 가운데를 가로지를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은 뭔가를 해결하려 노력 중이다. 그것은 복잡한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양보하는 것에 대해 "가장 큰 양보는 싸움을 중단하고 다시는 영토를 더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방식에 대해 "유럽이 크게 관여하게 될 것이며, 유럽과 이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유럽은 정말 전쟁이 끝나는 걸 보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 관계자는 25일 미국 CNN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평화 합의안에 동의했다"며 "세부 조항 일부를 정리할 필요가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합의 자체에 응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제네바 회담 이후 평화를 향한 길을 현실화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며 "확실한 성과가 있지만, 아직 해야 할 일도 많다"고 언급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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