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수요 증가·장기부채 압박 작용
ALM 없이 재무건전성 유지 못해
보험사·사모펀드, 상호이익 성립
ALM 없이 재무건전성 유지 못해
보험사·사모펀드, 상호이익 성립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18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팀 커렐 에이온(AON)투자자문 총괄은 "저금리 장기화와 고령화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보험사 자산운용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자산·부채관리(ALM) 고도화와 사모대출 중심의 대체투자 확대가 향후 보험사의 생존과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은 대체투자는 장기적·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면서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보험사 운용전략에는 고령화로 인한 연금 수요 증가와 장기부채 부담 등 구조적 압박이 작용하고 있다. 장기부채를 보유한 보험사에 시장금리 하락은 부담 요인이며, 이에 따라 부채 만기와 현금흐름을 정교하게 관리하는 ALM 역량 없이는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쿤잉 관 세레스라이프 수석계리사는 "지난 10년간 보험업계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사모펀드와 대체자산 운용사가 보험사를 인수하며 보험산업에 본격 진입한 것"이라고 짚었다.
관 수석계리사는 "특히 북미와 유럽,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 이런 모델이 중요한 운용전략으로 자리 잡았다"며 "보험사의 장기·안정적 부채는 사모펀드가 선호하는 장기 투자자산과 궁합이 잘 맞는다. 보험사는 예측가능한 보험료 수익을 기반으로 준비금을 보유하고, 사모펀드는 장기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어 상호 이익이 성립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험사는 과거 남이 만든 자산을 구매하는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스스로 자산을 만들어 운용하는 역할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트렌드는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 츠위 CVC 보험솔루션 APAC 총괄이사는 "사모대출은 보험사에 점점 더 강력한 운용 도구가 되고 있다"며 "시장 기회가 확대되고, 은행이 기업대출을 줄이면서 수요가 늘고 있고, 매력적인 위험조정 수익률과 안정적 스프레드를 제공한다. 변동성이 낮고 전통 자산과 상관관계도 낮아 ALM 관리에도 적합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사모펀드와 대체자산 운용사가 보험사를 인수하거나 동일 그룹에 속하게 되면 ALM 규제와 거버넌스 문제가 복잡해진다. 민 그룬트비그우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 선임 리스크 매니저는 "감독당국은 데이터 기반의 감독을 통해 보험사들이 보유한 리스크 역량을 정교하게 구분해 평가한다"며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장 점검을 병행하는 등 감독 접근방식도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별취재팀 홍예지 팀장 예병정 박소현 김태일 박문수 이주미 서지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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