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강원 삼척시청 육상팀 김완기 감독과 소속 선수 이수민 사이에서 불거진 '마라톤 타월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단순한 과잉 보호 논란을 넘어, 선수가 느낀 실제적인 신체적 고통과 지도자의 대처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삼척시는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사건은 지난 23일 열린 '2025 인천국제마라톤' 대회에서 발생했다. 42.195km를 완주하고 결승선을 통과한 이수민 선수에게 김완기 감독이 다가가 타월을 덮어주며 껴안으려 했다.
영상이 퍼지자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감독이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는 비판과 "체온 저하를 막기 위한 통상적인 선수 보호 차원이다"라는 옹호론이 팽팽히 맞섰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수민 선수는 2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침묵을 깼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된 '성추행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이 선수는 "이번 상황을 성추행이라고 단정하거나 주장한 적은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그러나 그가 지적한 문제의 본질은 '고통'이었다. 이 선수는 "숨이 가쁘고 정신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매우 강한 힘으로 몸을 잡아채는 충격을 받았다"며 "가슴과 명치에 강한 통증이 발생했고, 저항해도 벗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팔이 압박돼 구속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당시에는 상대가 감독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할 만큼 상황이 급박했다는 것이다.
이 선수가 더 큰 상처를 받은 지점은 사건 직후 감독의 대처였다. 이 선수는 사건 후 김 감독을 찾아가 "너무 강하게 잡아당겨 통증이 있었다"고 항의했고, 동시에 예의를 지키기 위해 순간적으로 뿌리친 행동에 대해 사과까지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감독은 시 차원의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개인적으로 해명 영상을 올리며 '자신의 행동에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먼저 내비쳤다. 이에 대해 이 선수는 "선수를 보호하고 상황을 바로잡아야 할 감독이 조사도 없이 해명 자료를 공개하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배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이수민 선수는 당시의 충격으로 인한 통증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병원에서 전치 2주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특히 다음 달 재계약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논란이 선수 생명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이 선수는 "마라톤을 사랑하는 선수로서 종목 이미지에 부담을 드려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더 성숙한 자세로 경기력과 책임감 모두에서 발전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논란의 중심에 선 김완기 감독은 현재 외부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다만 삼척시 측에는 "선수 부상 방지 차원에서 타월로 덮어주려 했던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척시는 양측의 진술을 종합해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 뒤 후속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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