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고 잘나가는데 신차는 외면...“韓경차 올해 판매량 역대 최저 전망"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8 05:29

수정 2025.11.28 05:29

소형 SUV 수요에 시장 점유율 하락
가격 상승에 가성비 장점도 사라져
경기불황에 중고차 시장선 여전히 인기
기아의 대표 경차 '모닝'의 3세대, 2024년식 모습. 뉴스1
기아의 대표 경차 '모닝'의 3세대, 2024년식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 올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경차 신차 판매량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대형차 선호 기조가 확연해진 가운데, 경차 신차 가격도 상승하면서 매력이 퇴색된 탓이다. 반면 중고차 시장에서는 경차가 판매 1, 2위를 차지하며 여전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경차 판매량 추이
2024년 2025년
8만3883대 6만968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2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경차 판매량은 6만968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만3883)보다 27.3% 급감한 수치로,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판매량은 대략 7만대 정도를 기록해 역대 최소 수준에 그칠 것이 유력하다.



국내 완성차업체(현대자동차·기아·르노코리아·KG모빌리티·한국GM) 5사의 경차 판매량은 캐스퍼 출시와 레이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 2022년 13만3023대, 2023년 12만3679대로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그러나 쉐보레 스파크가 판매가 지난해 중단되면서 1년 새 판매량은 9만8743대로 1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출시 이후 매년 3만대 이상 팔리며 경차 시장을 견인했던 캐스퍼가 올해 1∼10월 6725대팔리며 판매가 크게 줄어든 것도 경차 판매 부진을 견인했다. 캐스퍼의 전기차인 캐스퍼 일렉트릭은 국내에서 소형차로 분류된다. 이에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경차는 현대차 캐스퍼와 기아 레이, 레이EV, 모닝이 유일한 상태다.

신차부진에 더해 경차 가격 상승세도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3년 전 900만원대(스파크)였던 경차 시작가는 1300만원대(모닝)까지 올라왔다. 여러 편의·안전 사양을 더한 최고가는 2000만 원(캐스퍼·모닝·레이)을 돌파해 준중형 세단(아반떼) 가격과 겹친다.

아울러 캠핑, 낚시 등 여가 활동 확산으로 최근 국내 시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수요가 늘어난 점도 경차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성차 업계가 다른 차급에 비해 마진에 적은 경차 신차 출시를 꺼리면서 생산이 지연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중고차 시장은 상황이 정반대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10월 중고차 실거래에서 경차인 모닝이 1위, 스파크가 2위, 레이가 4위를 기록했다. 경기침체로 가성비 소비 수요가 늘면서 상위 1∼5위 중 3개 차종이 경차로 나타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 관세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마진이 적은 경차 신차 출시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며 “경차 수요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중고차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어 국내 경차 판매 부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