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두나무를 품은 네이버가 양사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원화 스테이블 코인, 웹3 등 글로벌 기술 생태계를 선도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전 세계에서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양사가 'K-핀테크'의 글로벌 선점이라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의장은 27일 경기 성남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열린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기업융합' 설명 간담회에 직접 나서 "네이버는 인수합병(M&A)을 안했으면 없어졌을 회사"라며 "전 세계에 없는 AI와 웹3 융합이라는 새로운 기획과 도전을 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그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이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을 비롯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오경석 두나무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3사 최고 경영진이 모두 참석했다.
이들은 M&A로 불린 체급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이들은 향후 규제와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준비하는 한편 향후 5년간 관련 생태계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 대표는 구체적인 투자처에 대해 "AI와 웹3의 기반이 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우선 투자를 고려 중"이라며 "인재 양성에 과감한 투자와 스타트업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네이버는 위기에 몰릴 때마다 M&A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왔다. 지난 2000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사들인 것이나 구글이 국내 검색 시장에 진출하자 2006년 검색엔진 '첫눈'을 350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번 M&A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거대한 만큼 중복 상장 우려, 지배 구조 변화, 리더십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한 추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네이버파이낸셜의 나스닥 기업 공개(IPO) 가능성에 대해 최 대표는 "네이버파이낸셜의 나스닥 상장 등 구조조정 계획은 정해진 바가 없다"며 "향후 상장을 고려하게 될 때도 주주가치 제고, 기업이 가장 추구해야하는 본질과 목표를 고려하겠다"고 했다. 또 송 회장이 네이버의 차기 리더십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 이 의장은 "송 회장은 네이버의 기술력과 새로운 기술 발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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