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사이클 내년까지"
경기회복 진입으로 보기 어려워
소비 회복세·수출 증가세 지속
건설투자 내년 2.6% 성장 전망
경기회복 진입으로 보기 어려워
소비 회복세·수출 증가세 지속
건설투자 내년 2.6% 성장 전망
■회복세 접어들어…"내년 1.8% 성장"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 제시했던 1.6%에서 1.8%로 올려 잡았다.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수치와 같고 산업연구원(1.9%), 한국금융연구원(2.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 전망치보다는 낮다.
한은은 건설경기의 더딘 회복에도 소비 회복세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진 점을 고려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내수의 경우 건설투자가 위축돼 있지만 소비가 개선되면서 부진이 완화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관세 인상에 따른 통상여건 악화에도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라 수출은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출이 국내 성장을 지탱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낙관·비관 시나리오의 기준도 모두 반도체 수요였다. AI 확산으로 견조한 반도체 수요가 이어지고, 미국 반도체 품목관세가 보류되면서 수출이 10%대 중반을 가리킬 올해 증가세가 유지된다면 성장률은 이번 전망치에서 내년 0.2%p, 2027년 0.3%p 추가될 것으로 분석했다. 반대로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내년 하반기 중 둔화, 내후년 정체된다면 해당 수치는 각각 0.1%p, 0.3%p 빠질 것으로 봤다.
■"완연한 경기회복은 아냐"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을 경기가 회복세에 본격 접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한은도 반도체 가격 흐름이 높은 수준까지 올라와 있고, 정부 정책에 따른 소비진작도 되고 있으나 이 요인들이 성장을 견인하는 정도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내년까지 경기부진이 완화되고, 내수가 회복되는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성장을 이끄는 수준은 아니고, 비정보기술(IT) 부문의 성장세도 미흡해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 사이클 자체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도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업과 소버린 투자가 지속되면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관세 문제도 비관적인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한은은 관세부과 시점을 당초 내년 1·4분기에서 이번에는 3·4분기로 전제했다. 박세준 한은 국제종합팀장은 "미국이 AI 투자 붐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련 산업의 경쟁력 자체가 위축되면서 경기침체까지 갈 수 있는 만큼 과한 관세를 부과하긴 부담일 것"이라고 짚었다.
성장의 주요 제약요인이던 건설투자도 내년에는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건설투자는 연 8.7%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내년엔 상반기 2.5%, 하반기 2.7% 등으로 연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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