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분리 등 전과정 안정적 수행
장기 로드맵으로 우주강국 기반을
장기 로드맵으로 우주강국 기반을
민간 주도로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7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 성공을 알리며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우주 수송능력을 갖췄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발사체 개발, 달 탐사, 심우주 탐사 등 대한민국이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는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누리호는 발사 후 정해진 비행 시퀀스에 따라 모든 비행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이륙 후 고도 약 65.7㎞에서 1단 분리 및 2단 점화, 고도 약 211.1㎞에서 페어링 분리, 고도 약 263㎞에서 2단 분리 및 3단 점화, 이후 고도 600.5㎞에 도달하는 전 과정이 대체로 순조로웠다.
특히 이번 발사는 민관이 원팀을 이뤄 수행한 최초의 발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간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 제작과 조립을 총괄했을 뿐 아니라 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하는 발사 과정에도 참여했다. 우주산업의 생태계가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바뀌는 전환기를 맞은 것이다.
우주산업이 포괄하는 시장은 우주라는 말만큼이나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맥킨지는 우주시장이 2035년까지 1조8000억달러(약 27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발사체만이 아니라 위성항법장치(GPS)와 통신장비 등 부가가치가 큰 산업으로 영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화는 향후 우주수송 서비스, 위성 서비스 등으로 확대되는 사업을 주도하며 우주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항우연으로부터 누리호 개발기술을 이전받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2년까지 누리호를 직접 제작해 발사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 역시 확보해둔 상태다. 향후 누리호 5, 6차 발사를 통해 산불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를 예측하고 항만물류 상황을 점검하는 등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지금의 이동통신 체제에서는 해외로 나갈 때 로밍 서비스를 받아야 하지만 위성을 활용한 통신망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전 세계가 단일통화권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우주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구체적인 성과물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정부는 우주산업이 민간 중심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제도적 기반과 지속적 투자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 로드맵과 안정적인 예산 지원체계를 구축해 기업이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기술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발사체·위성·데이터 활용 등 분야별 기업과 연구기관 간 협력을 촉진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우주기술 인력 양성과 규제 혁신을 통해 사업화 속도를 높여야 한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이나 국제우주표준 참여 확대 등을 통해 한국이 진정한 우주강국 시대를 열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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