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푸틴 “미국 평화안 논의 가능”… 크림·돈바스 인정이 최대 분수령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8 06:23

수정 2025.11.28 06:22

[모스크바=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역에서 러시아어 교육 등 국가 정체성을 고취시키라는 취지의 국가 전략을 승인했다. 2025.11.26. /사진=뉴시스
[모스크바=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역에서 러시아어 교육 등 국가 정체성을 고취시키라는 취지의 국가 전략을 승인했다. 2025.11.26.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위한 미국의 평화 계획을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표단이 다음 주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미국 측과 전략적 안정성까지 협의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합의문 초안은 존재하지 않지만 미국이 제시한 구상이 향후 협정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제네바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논의한 뒤 수정돼 러시아에 전달된 이 계획이 당초 28개 항에서 4개 분야로 재편됐으며, 일부 조항은 여전히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문제가 미국과 러시아 간 핵심 협상 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거의 4년째 이어지는 ‘특별군사작전’을 끝낼 조건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점령 지역에서 철수하면 전투를 멈추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군사적 수단으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의 포크로우스크와 미르노그라드를 포위하고 하르키우주의 보우찬스크와 시베르스크에서 진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계엄령을 이유로 선거를 치르지 않아 법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주장하며 현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합의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협정의 국제적 승인 여부가 중요하며, 협정 위반은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다음 주 협상을 위해 모스크바에 올 것으로 보인다며 그가 러시아 편향이라는 비판은 근거 없다고 일축했다. 통화 내용 유출 논란에는 “가짜이거나 실제 도청일 수 있으나 도청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신임을 잃었다는 소문도 부인하며 미국 측과의 만남 준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공격설에 대해서는 “원한다면 러시아는 ‘유럽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방의 러시아 동결 자산 몰수 논의는 ‘절도’라고 비판하고, 미국과의 회담에서 핵실험 준비 문제도 제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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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