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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대결하자" 일론 머스크의 요청…T1의 도발 "우린 준비됐어, 너는?"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8 08:06

수정 2025.11.28 08:06

T1의 대결 상대…머스크의 AI 기업에서 개발한 '그록5' 모델
/사진=T1의 X계정 캡처
/사진=T1의 X계정 캡처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리그 오브 레전드(LoL) 최고의 프로팀에게 대결을 요청했다. 정확히 말해 대결에 나서는 건 머스크가 아닌 자신이 이끄는 인공지능(AI) 기업 xAI의 인공지능(AI) 모델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그록5′가 2026년 최고의 LoL 인간 팀을 이길 수 있을지 시험해보고 싶다"고 적었다. '그록5'는 xAI의 차세대 AI 모델로, 내년 1분기 중 출시 예정으로 알려졌다.

LoL e스포츠 팬들은 머스크가 도전을 요청한 상대가 T1이라고 예상했다.

T1은 지난 월즈 우승으로 LoL e스포츠 사상 최초 3연속 월즈 우승에 성공했다.

특히 LoL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T1 소속의 '페이커' 이상혁이 AI와의 대결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렸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T1은 머스크의 글을 SNS에 공유한 뒤 이상혁의 시그니처 포즈인 검지를 입술에 대는 쉿 자세 영상과 함께 "우린 준비됐다, 당신은?(We are Ready, R U?) "라고 화답했다.

머스크의 대결 요청은 그록5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왔다.

그는 "(그록5가) 게임 설명서만 있으면 어떤 게임이든 스스로 실험하며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기존 AI는 특정 게임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사용했지만, 그록5는 다양한 게임을 이해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머스크는 또 AI와 LoL 인간 팀 간 대결에 몇 가지 조건도 제시했다. 먼저 그록5는 모니터 화면만 보고 인간의 '정상 시력 수준(20/20, 한국 기준 1.0)'으로만 인식하도록 했다. 또 인간 수준의 반응 지연 시간과 클릭 속도일 때를 전제로 해 도전하겠다고도 했다.

예전에도 AI 기업들은 특정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인간에게 대결을 요청해 왔다.
자신들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홍보 효과와 함께 문제점을 파악하는 효과를 누렸다.

2016년 서울에서 진행된 구글의 바둑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에는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오픈AI는 챗GPT를 출시하기 전인 2019년 '도타2' 국제 대회 '디 인터내셔널(TI) 2018' 우승팀인 OG를 상대로 완승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