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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모두의 기억에 머무르는 故이순재…벌써 그리운 큰어른

뉴스1

입력 2025.11.28 10:32

수정 2025.11.28 10:32

70년간 연기 인생을 이어오며 세대를 넘어 사랑받은 배우 이순재가 25일 새벽 91세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해부터 건강이 약해진 그는 병원 치료를 받으며 복귀에 힘썼지만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뉴스1 DB) 2025.11.25/뉴스1
70년간 연기 인생을 이어오며 세대를 넘어 사랑받은 배우 이순재가 25일 새벽 91세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해부터 건강이 약해진 그는 병원 치료를 받으며 복귀에 힘썼지만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뉴스1 DB) 2025.11.25/뉴스1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우리나라 국민 중 배우 이순재를 모르는 이가 있을까. '풍운'의 흥선대원군부터 '사랑은 뭐길래'의 대발이 아버지, '거침없이 하이킥'의 야동 순재, 예능 '꽃보다 할배'의 친근한 할아버지까지…. 연기 경력 70년 동안 드라마, 연극, 영화, 예능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했던 이순재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여전히 모두의 머릿속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이순재는 평생 25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대중과 소통하고 세대를 관통했다. 전형적인 가부장이지만 때로는 약한 모습도 보이는 우리네 아버지, 지혜를 발휘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아랫사람들을 품는 큰 스승, 주책맞은 할아버지 등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인물을 그려낸 이순재는 '시대의 얼굴'이자 '영원한 현역'으로 불렸다.

평소 일할 때 모범적인 태도를 보여줘 많은 후배에게도 귀감이 됐다. 대선배로서 잘못된 길을 가는 이들에겐 솔선수범과 쓴소리를 통해, 바른길로 인도하려 했다.

존재만으로 든든한 웃어른이었다.

이순재가 지난 25일, 91세를 읽기로 세상을 떠났다. 언제나 우리 곁에 머무를 것 같았던 그의 별세 소식은 연예계 후배들은 물론 대중에게도 큰 비보로 다가왔다. 우리의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였던 이순재의 타계는 단순한 부고가 아니라, 알게 모르게 우리를 지탱해 주던 든든한 존재와 이별을 의미했기에 애통함이 더 컸다.

이순재가 떠난 뒤 후배 연예인들은 나이와 분야를 막론하고, 고인과 관련한 따뜻하면서도 애틋한 일화를 연이어 전했다. 후배들은 자신들은 항상 진심으로 대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이순재에게 사랑, 존경, 그리움을 표했다. 누리꾼들도 별세 소식이 알려진 뒤 SNS에 고인과 추억담, 작품을 통해 친숙함을 느꼈던 이순재에 대한 소회 등을 이야기하며 추모의 마음을 드러냈다. 이순재가 세대를 아우르는 '큰 어른'으로 우리네 마음속에 존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중의 호감을 사는 배우는 많아도 존경을 받는 이는 드물다. 일에 대한 프로페셔널함, 삶에 관한 모범적 태도,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갖추는 게 쉽지 않은 일이어서다.
이순재는 70년간 배우 생활을 하며 많은 이가 존경하는 연기자이자 큰 별로 남았다. 열정 넘치게, 또 따뜻하게 살아온 이순재는 모두의 마음에 '영원한 국민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가 벌써 그리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