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베트남)=부 튀 띠엔 통신원】베트남 정부가 국가 핵심 인프라인 '북남고속철도'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베트남 내 5개 기업에 대해 투자 역량과 계획 등에 대한 점검을 진행했지만 대부분이 투자사들이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남고속철도는 베트남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총 길이 1541km 구간에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것으로 총 예상 투자 규모가 670억 달러(98조원)에 달한다. 오는 2026년 착공해 2035년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28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응우옌 호아 빈 베트남 부총리는 지난 27일 빈스피드, 타코, 베트남 투자개발 그룹의 베트남 3000사, 베트남 철도운송사, 디스커버리 그룹 등 5개 기업 관계자를 만나 북남고속철도에 대한 투자 계획을 비롯한 역량과 의지를 점검했다.
회의에 참여한 5개 기업 중 3개 기업은 아직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커버리 그룹은 투자 회수형 사업 모델로 참여를 희망했으나, 인력 70명에 불과하고 프로젝트 총 투자액의 0.2% 수준의 자본만 보유하고 있어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베트남 철도운송사는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주로 신호 장비와 전력 시스템 등 인프라 부문에 집중할 계획만 밝혔다.
반면 타코의 응우옌 황 뚜에 부총괄은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 "자사가 총 투자금의 20%를 책임지고, 나머지 80%는 조달 및 차입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타코는 자체 자본 외에 국내외 기업과 그룹을 대상으로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별도의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뚜에 부총괄은 하노이-빈과 호찌민시-냐짱 구간은 5년, 냐짱-빈 구간은 7년의 공사 기간을 제시하며, 인력·진도·품질을 보장하고 예산 집행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조속히 프로젝트 관련 정책과 기준을 마련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빈그룹 자회사인 빈스피드는 총 투자액 610억 달러 이상(토지 보상 비용 제외) 규모의 사업형 투자 방식을 제안했다. 응우옌 비엣 꽝 빈그룹 부회장은 투자금의 80%를 정부로부터 차입하고, 이를 30년 내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빈스피드는 차입 규정을 준수하고, 프로젝트를 하청이나 양도하지 않으며, 첨단 기술과 장비 투자, 철도 산업 내 국산화 비율 확대를 약속했다. 또한 일부 사업 리스크를 감수하고 추가 자본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투자 의향 기업들의 보고를 받은 응우옌 호아 빈 부총리는 이번 회의를 통해 기업들과 정보 교류를 하는 것이 정부가 투자 협력 의지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히며 "이번 회의가 투자자 선정 결정을 위한 자리가 아니며, 기업들이 공유한 정보는 관련 부처가 투자 방식과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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