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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캄보디아 한국인 대학생 사망 사건 핵심 인물 검거"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8 19:10

수정 2025.11.28 19:08

국정원 "한국 국민 건드리면 손해라고 인식되게 할 것"
텔레그램 등 SNS에 게시된 리OO 모습. 텔레그램 범죄와의 전쟁 2
텔레그램 등 SNS에 게시된 리OO 모습. 텔레그램 범죄와의 전쟁 2

[파이낸셜뉴스]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학생 사망 사건의 핵심 배후가 현지에서 전격 검거됐다.

국가정보원은 캄보디아 경찰과 공조해 27일 오전 프놈펜에서 중국인 4명과 한국인 5명 등 총 9명을 붙잡았다고 28일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날 프놈펜 소재 식당에서 한국인 대학생 사망 배후인 리OO 등 중국인 4명과 이들과 동행한 한국인 5명을 전격 체포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캄보디아 보코산에서 박OO군의 시신이 발견된 이후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스캠조직 관련 인물들을 추적해 왔으며 약 3개월 만에 핵심 배후를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피의자인 리OO은 지난해 1월 마약 4㎏을 국내로 들여오다 적발돼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인물이다.

최근엔 한국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스캠 범죄를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리OO은 박OO군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금전을 요구하며 "응하지 않으면 외국에 팔아버리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함께 체포된 김OO은 지난 8월 SNS에서 확산된 '박OO군 강제 마약 흡입 영상' 속 목소리의 주인공으로 확인돼 추적이 본격화됐다.

국정원은 리OO이 언론 보도로 ‘대학생 사망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뒤 권총을 휴대한 채 프놈펜 일대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스캠단지 단속과 코리아전담반 설치 등 압박이 강화되자 스캠단지를 이탈한 것으로 보이며 현지 정보원을 통해 "프놈펜 차이나타운 중식당에 수시로 출현한다"는 결정적 제보를 확보했다. 이후 자금세탁 혐의가 있는 한국인들과 식사를 마치고 나온 일당을 캄보디아 경찰과 공조해 전격 검거했다.

국정원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박OO군은 캄보디아로 송출된 뒤 리OO 등 여러 스캠조직 사이에서 거래되며 지속적인 폭행과 마약 강제 흡입 등 가학행위를 당하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캄보디아 경찰은 체포된 9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며 한국 정부도 관계기관 합동으로 리OO에 대한 조사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국정원은 "'대한민국 국민을 건드리면 손해'라는 인식을 각인시켜 국제범죄 조직이 더 이상 한국인들을 해치지 못하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