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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30년 협력한 진양테크 등과 공장 운영
호주 맞춤형 설계로 '현지화' 공량 가능해져
납품 완료 뒤에는 진양테크가 직접 호주 개척
QTMP에는 호주 최초 '갭 필러' 기술 적용돼
어린이와 휠체어 장애인 등 안전 승하차 가능
호주 맞춤형 설계로 '현지화' 공량 가능해져
납품 완료 뒤에는 진양테크가 직접 호주 개척
QTMP에는 호주 최초 '갭 필러' 기술 적용돼
어린이와 휠체어 장애인 등 안전 승하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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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호주를 진출하면서 현대로템에게서 A부터 Z까지 기술적으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설비 규격과 안전 기준에서 큰 도움이 됐다."(천정환 진양테크 현지공장운영관리 주임)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 시내에서 차로 3시간을 달리자, 메리보로 QTMP 자제 단품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장 정문에는 현대로템 로고와 진양테크 로고가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현대로템이 165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공장 내부에서는 진양테크 직원들이 전동차에 들어가는 금형 제작에 한창이었다.
협력사와 '호주 맞춤형 설계' 실현
QTMP 전동차 사업 프로젝트는 호주 퀸즐랜드 주정부가 브리즈번시를 중심으로 철도 운송 수요에 대비하고, 지역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사업 규모는 1조3351억원으로, 현대로템은 2023년 6월 사업 수주에 성공해 2031년 12월까지 순차적으로 납품한다.
공장에서는 현대로템이 협력사인 진양테크와 QTMP 전동차 차체를 이루는 롤포밍과 차체 단품을 생산한다. 인체로 따지면 척추와 갈비뼈 부위에 해당한다. 얇은 금속 강판을 여러 롤러를 이용해 원하는 단면 형상으로 만드는 금속 성형 공정인 롤포밍을 통해 차체를 이루는 외판·바닥판 등을 만든다. 생산기간은 2030년 12월, 생산 분량은 390량이다.
이승호 현대로템 아태PM팀 책임매니저는 "전동차 롤포밍 공장은 호주에서 처음이고, 단계별로 상세화된 롤포밍 공장도 호주 내에서는 최초"라며 "월 생산량 6~7량 규모로 생산 중으로, 현지화 목적으로 조성된 공장인 만큼 진양테크와 콜라보를 위해 원하는 장비를 세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QTMP 전동차 물량 납품이 끝나면 진양테크에서 (공장을) 운영하며, 다른 분야의 롤포밍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로템과 진양테크의 협력은 호주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다. 자동차와 버스와 달리 철도차량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프로젝트마다 납기를 맞추려면 구매-조달 공급망과 이윤이 분배되는 선순환 구조가 중요하다. 현대로템은 호주의 까다로운 요구에도 1차 협력업체와 N차 협력업체에 이르기까지 발을 맞추며 '맞춤형 설계'를 이뤄냈다. 현재 진양테크와 더불어 ART, 메인트란스, 범아기전 등과도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진양테크는 한국에서부터 현대로템과 30년 협력을 이어왔다. 앞서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 차량, 시드니 NIF 2층 객차 차량의 지붕구조 제작을 담당했다. 현재 이 공장에는 사무실 2명, 현장 4명 등 총 6명이 셋업 작업을 위해 근무하고 있다. 향후 총 30명 정도 근무할 예정이다. 현지화를 위해 절반은 한국인을. 다른 절반은 호주인을 채용할 계획이다.
박휘섭 진양테크 생산기술팀 차장은 "호주 진출은 완성차를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던 만큼, 우리 혼자 할 수 없는 사업이었다"라며 "향후 철도 외에도 건설 등 비슷한 제품과 형상이 있으면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대로템은 앞서 지난 9월 준공된 미국 철도 전장품 공장 '현대로템 스마트 일렉트릭 아메리카'에도 브이씨테크, 제이케이에이 등과 함께 진출하며 동반성장 생태계를 구축했다.
승강장 높이 맞추는 '갭 필러' 최초 적용
공장 방문에 앞서 들른 메리보노 QTMP 목업 전시장에서는 현대로템의 첨단 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NIF 2층 전동차에서 눈길을 끌었던 장애인 화장실과 더불어 '갭 필러'가 눈에 띄었다.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발이 빠질 수 있는 공간을 메워주는 안전 기술이다. 이를 통해 어린아이와 휠체어 장애인의 안전한 승하차를 돕는다. 호주에서 갭 필러가 적용된 전동차는 QTMP가 최초다.
허신규 현대로템 호주지사 책임연구원은 "호주는 한국과 달리 역사 승강장의 높낮이가 모두 달라 높이를 맞추는 것도 중요했다"라며 "전동차 차체를 높이고 낮출 수 있는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한 '전자식 높이 조절 장치(ELC)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QTMP 역시 시드니 NIF 2층 전동차와 동일하게 피드백을 적극 반영했다. 기관사의 의견을 반영해 사이드 측면 시야를 최대한 확보했다. 시스템과 역사가 낙후돼 기관사가 전부 수동으로 운전해야 하는 호주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ELC 역시 150개 역사 1000개의 승강장 높이가 모두 다른 점이 고려돼 탑재됐다.
허 책임연구원은 "휠체어 장애인 등 교통 약자를 모시고 목업에서 실제 체험을 해보고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라며 "안전과 편의 향상을 위해 183회 회의를 열고 902개의 어젠다를 논의하며, 기존 계약서에 없었던 새로운 요구사항 101개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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