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영공 봉쇄를 지시했다.
‘마약 테러리스트 조직’과 협력해 마약 밀매를 부추기고 있다고 백악관이 주장하는 베네수엘라 독재자 니콜라 마두로와 트럼프 대통령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베네수엘라 하늘길이 막힌 것으로 간주하라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모든 항공사, 조종사, 마약 밀수꾼, 인신매매범들은 베네수엘라 위와 주변 영공은 완전히 봉쇄된 것으로 간주하라”고 밝혔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연방항공청(FAA)은 최근 항공사와 조종사들에게 베네수엘라 영공을 회피하라는 안전 경고를 발령했다. FAA는 “보안 상황이 악화하고 있고” 군사 활동이 늘고 있으며 GPS 간섭도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베네수엘라는 27일 FAA의 경고 발령 뒤 운항을 중지한 6개 국제 대형 항공사의 운항권을 박탈했다.
트럼프가 29일 ‘완전’ 봉쇄라고 선언한 것은 FAA의 조처보다 더 강한 것으로 미국이 이제 베네수엘라 영공을 그저 위험 구역이 아니라 실존하는 보안 위협이 있는 하늘길로 간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군사 작전이 벌어질 하늘로 간주하고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수개월 마두로 축출을 위한 기반 작업을 했다. 카리브해에서 미군의 역량을 강화하고, 선박들도 격침했다. 백악관은 격침된 선박들이 마약 밀수 선박들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박 격침 뒤 국제적인 비난은 물론이고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까지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공해 상에서 선박을 격침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트럼프가 행정부 권한 강화를 꾀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의회 승인 없이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다.
유엔 인권최고대표(UNHCHR)는 카리브해 선박 격침에 대해 지난달 비판 성명을 냈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마약 밀매를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 검토에 들어갔다.
트럼프는 27일 백악관에서 “사람들은 마약이 바다를 통해서 밀반입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마약 해상 밀반입을 선박 격침과 같은 방법으로 계속 차단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아울러 우리는 육상에서도 이를 막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육로 차단은 더 쉽다. 그러나 그 차단책은 조만간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들에게 경고한다. 독극물(마약)을 우리나라에 보내는 것을 멈춰라”라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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