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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올라도 안 팔고 쌓아둬…기업 달러예금 한 달 새 21%↑

연합뉴스

입력 2025.11.30 05:49

수정 2025.11.30 05:49

11월 잔액 올해 들어 최대폭 증가…차익 실현 안 하고 더 쌓아둬
환율 올라도 안 팔고 쌓아둬…기업 달러예금 한 달 새 21%↑
11월 잔액 올해 들어 최대폭 증가…차익 실현 안 하고 더 쌓아둬

달러화 (출처=연합뉴스)
달러화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이달 시중은행 기업 달러 예금 잔액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났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데 기업들이 차익 실현을 하지 않고 더 사들인 것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 달러 예금 잔액은 약 537억4천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달 말(443억2천500만달러)보다 약 21% 늘었다.

달러 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해뒀다가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 원화로 돌려받는 금융상품이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달러 예금 잔액이 줄지만, 이달에는 환율이 오르는데도 달러 예금이 덩달아 불어나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졌다.

최근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늘리고 환율 불확실성도 높아지면서 달러를 더 쌓아두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인 지난해 12월 기업들의 환전 및 달러 예금 잔액 증가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이달 증가 폭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개인들도 최근 달러 예금을 더 쌓아두는 추세다.

27일 기준 개인이 보유한 달러 예금 잔액은 122억5천300만달러로 8월 말(116억1천800만달러)부터 4개월 연속 소폭 증가했다.

5대 은행 중 한 곳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30억달러를 넘어서 2022년 1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과 기업, 기타 공공기관 등을 포함한 전체 달러 예금 잔액도 27일 기준 670억1천만달러로 지난 달 말보다 18% 늘었다.
역시 올해 들어 최대폭 증가다.

서학개미 등 해외 주식 투자 수요가 커지고 고환율 구조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겹치면서 달러 예금 잔액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 담당 직원은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을 중심으로 외화 보유를 늘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올해 5대 은행 기업/개인별 달러예금 잔액 추이(단위: 백만달러)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자료 취합.
기간 개인 기업 전체(공공기관 등 기타예금 포함)
1월 말 11,490 51,180 63,390
2월 말 11,359 47,699 60,006
3월 말 11,108 46,184 58,019
4월 말 11,177 45,382 57,713
5월 말 11,350 49,129 61,724
6월 말 11,653 49,568 62,262
7월 말 11,580 46,865 59,439
8월 말 11,618 51,398 64,594
9월 말 11,775 47,559 60,954
10월 말 12,009 44,325 56,868
11월 27일 12,253 53,744 67,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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