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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의 강' 언제 건너나…사과 대신 분노하는 장동혁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30 15:14

수정 2025.11.30 15:02

장동혁, 12·3 앞둔 28~30일 장외투쟁 지속
"계엄 책임 통감하나, 민주당 의회 폭거가 원인"
12·3 메시지 고심 중..사과 없을 시 내홍 우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대구 국민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대구 국민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앞두고 전국을 순회하며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당 내에서 '계엄 사과'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장동혁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당내 분열을 계엄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지지층 결집에만 힘을 쏟는 메시지를 쏟아냈다. 이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연루된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당무감사까지 예고된 만큼 단일대오를 이끌어 가는데 부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지난 28~30일 사흘 간 대구·대전·충북·강원에서 장외투쟁을 지속했다. 오는 3일 장 대표의 취임 100일이자 계엄 1년을 앞두고 장 대표의 입에 정치권의 눈길이 쏠렸다.

당 내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을 위해 계엄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소장파·친한계·수도권 의원들과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 등 지선 잠룡들을 중심으로 '계엄 사과'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그러나 장 대표는 '모호한 사과'를 하는데 그쳤다. 지난 28일 장 대표는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대구 국민대회'에서 "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정 방해가 계엄을 불러왔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들께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며 "충성스러운 군인들이 재판정에서 시련을 겪고 있고 민주당의 무모한 적폐몰이 때문에 사찰을 위협 받는 공무원들도 있다. 저는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대신 단일대오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30일 강원 춘천시청 앞 국민대회에서 "당이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도록 앞장서서 희생하겠다"고 공언했다. 계엄의 원인에 당의 분열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추후 대여투쟁과 정권 교체를 위해서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12·3을 하루 앞둔 2일까지도 장외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1일 인천에 이어 2일 경기를 순회하며 대여투쟁에 열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3일 발표할 공개적 메시지를 두고 깊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로서는 당의 단결을 주문하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원내지도부는 의원들의 의견을 취합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 대표는 당의 단결을 위해 '계엄 사과'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계엄 사과가 오히려 당 분열의 뇌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장파인 김재섭 의원은 지도부가 계엄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을 시 20여 명의 의원과 함께 집단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당무감사위원회가 지난 28일 조사 절차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한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논란도 당 내홍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당게 논란'은 친한-친윤의 극심한 갈등의 트리거로써 공개적 설전까지 오가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해 "계엄의 바다를 건너 미래로 가야 할 중요한 시기"라면서 "당을 퇴행시키는 시도가 참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과 박정훈 의원, 김종혁 전 최고위원 등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당 내 갈등으로 비화 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