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미성년자 노리는 온라인 그루밍...AI 기반 '서울 안심아이'로 실시간 탐지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1 13:40

수정 2025.12.01 13:11

아동청소년 5명 중 1명 온라인 그루밍 접근 경험
서울시 온라인그루밍 피해 실태 조사_인포그래픽. 서울시 제
서울시 온라인그루밍 피해 실태 조사_인포그래픽. 서울시 제

[파이낸셜뉴스] 아동·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온라인 그루밍' 범죄가 증가하며 서울시가 AI기술을 활용해 차단에 나섰다.

서울시는 온라인 그루밍으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AI에 기반한 ‘서울 안심아이(eye)’를 개발, 24시간 탐지·대응한다고 1일 밝혔다.

'온라인 그루밍'은 SNS, 오픈채팅 등에서 알게 된 미성년자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접근해 환심을 사고 친밀감을 형성한 뒤 성적 대화를 유도하거나 학대·착취하는 성범죄 행위다.

시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 의뢰해 실시한 온라인 그루밍 설문 조사(서울 시내 초등학교 5학년~고등학교 3학년 총 2316명 대상, 2025년)에 따르면 응답자의 19%가 '온라인에서 말 걸기, 선물 제공, 성적 대화 요구 등' 온라인 그루밍 접근을 경험했다.

접근 경로는 SNS, 일대일 채팅, 오픈채팅, 게임 순으로 빈도가 높았다.

접근한 사람의 특징으로는 '온라인에서 처음 만났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 35.5%로 가장 많았고 '친구·선후배 등의 또래'가 34.2%였다.

특히 친한 친구나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뒤 이를 이용해 성범죄를 시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피해자가 상황 자체를 관계의 일부로 착각,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도 크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디지털성범죄 등 온라인 성착취 발생 건수는 7만6042건에 달했지만 신고율은 7.4%에 그쳤다.

'서울 안심아이(eye)'는 성적 유인과 성착취 시도를 AI가 24시간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시스템이다. 아동·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SNS, 오픈채팅방 등 온라인 공간이 주요 감시 대상이다. 위험 징후 포착 즉시 피해지원 기관에 긴급 알림을 전송하면 확산을 초기에 차단한다.

시는 지난 2023년 온라인상에 유포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의 모니터링과 신속한 삭제 지원을 위해 전국 최초로 AI 기술을 도입했다. 2024년에는 아동·청소년 AI 안면인식 나이 예측 기술을 개발해 성착취물을 선제적으로 삭제 지원했다.

올해는 온라인 그루밍 정황 탐지를 위한 AI 기술을 서울연구원과 함께 연내 개발할 계획이다. 해당 기술은 대화 흐름 속에서 "사진 보낼래?", "영상통화 할까?", "용돈 받고 뭐 원하는 거 해주고 그러는 거야" 등의 표현 패턴을 감지한다.
단순히 특정 단어를 감지하는 수준을 넘어, 멀티모달 지원 경량화된 언어모델(sLLM)을 결합해 다양한 은어·축약어·연속된 대화 맥락까지 함께 분석하도록 설계했다.

시는 오는 2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제1동 13층 대회의실에서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고 기술 및 정책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디지털 성범죄가 갈수록 진화하면서 최근 몇 년간 온라인 그루밍을 매개로 한 성 착취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의 상당수가 온라인 그루밍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피해자도 모르는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적 예방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